MLB 역사상 이런 장면이 있었나? 축구선수급 트래핑→‘1조 투자’ 슈퍼팀 초비상! ‘어메이징’ 호수비 2번에 울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메이저리그(MLB) 역사 전체를 훑어도 한 번이나 있었을까 말까 한 호수비가 뉴욕 메츠를 절망에 빠뜨렸다.
워싱턴 내셔널스 제이콥 영은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의 원정 경기에 9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안타도 쳐내긴 했지만, 이날 영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시작은 팀이 3-1로 앞선 5회 말이었다. 선두 타자 브렛 베이티가 큼지막한 타구를 가운데로 날렸다. 영이 타구를 바라보며 달렸고, 담장 바로 앞에서 점프해 글러브를 쭉 뻗었다.

공이 글러브에 들어갔으나 펜스와 부딪히면서 다시 튀어나왔다. 그대로 그라운드에 떨어져 인플레이가 되려던 찰나,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영이 오른발로 공을 차서 띄운 후 글러브로 포구한 것이다.
야구 규정상 글러브에 들어갔다가 나온 공이라고 해도 그라운드나 펜스에 닿기 전에 글러브나 맨손으로 포구하면 아웃이다. 마치 축구선수를 연상케 하는 ‘베르캄프급’ 볼 트래핑으로 아웃을 잡는 진기명기를 선보였다.
시티 필드의 모두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추격할 기회를 날려버린 메츠 선수단과 홈 관중은 물론이고, 팀 동료의 ‘역대급’ 수비를 본 워싱턴 선수들도 감탄했다. 투수 제이크 어빈조차도 머리를 싸맸다.


그런데 영의 ‘슈퍼 캐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3-2 1점 차로 쫓긴 9회 말, 선두 타자로 대타 프란시스코 알바레스가 들어섰다. 그리고 다시금 큰 타구를 가운데로 날렸다. 이번에도 영이 쫓아갔다. 담장 바로 앞에서 점프했다.
이번에는 ‘진기명기’가 필요 없었다. 펜스를 넘어가려던 타구를 글러브로 완벽하게 건져냈다. 홈런이 뜬공으로 둔갑했다. 영의 이 수비 덕에 워싱턴은 1점 차 리드를 지키고 3-2로 이겼다.

MLB 역사에 남을 진귀한 장면을 만든 영은 2023년 데뷔한 우투우타 외야수다. 타격에서는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114경기에 출전했으나 OPS가 0.581에 불과하다.
그런데 수비는 이야기가 다르다. 지난해 중견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OAA(평균 대비 아웃 기여) 20, FRV(수비 득점 기여) 17이라는 어마어마한 지표를 나타냈다. OAA는 전 포지션을 통틀어 단독 1위, FRV는 포수를 제외할 경우 공동 1위다.
올해도 OAA 13, FRV 12로 여전히 MLB 최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이러한 면모가 이번 메츠전에서 유감없이 발휘되며 팀을 구해냈다. 그야말로 수비로 일냈다.


반대로 메츠는 하필 왜 자기들을 상대로 이런 진기명기가 나온 거냐며 탄식할 판이다. 메츠는 지금 갈 길이 매우 급하다. 8월 이후 부진에 시달리면서 자칫하다간 가을야구도 못 갈 위기다. 이날 패배로 메츠의 시즌 성적은 80승 76패(승률 0.513)가 됐다.
같은 날 신시내티 레즈가 시카고 컵스를 꺾고 5연승을 질주하며 메츠와의 시즌 전적이 같아졌다. 두 팀이 나란히 내셔널리그(NL) 와일드카드 3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상대전적에서 메츠가 2승 4패로 밀리기 때문에 만약 두 팀이 동률로 시즌을 마치면 메츠가 밀린다.
문제는 메츠가 전력 보강을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썼다는 것이다. 당장 올 시즌을 앞두고 후안 소토를 데려오고자 프로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647억 원)의 계약을 선사했다.
시즌 중에는 유망주 유출을 감수하고서라도 적극적인 트레이드로 불펜 보강에 나섰다. 그런데 이러고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면 자원은 자원대로 탈탈 털어 쓰고 아무 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 오늘 경기를 한참 뛰어넘는 더 큰 좌절이 찾아올 위기다.

사진=MLB 유튜브 하이라이트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