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경기 1승’ 침체 속에서도 ‘원조 천유 후계자’는 등불처럼 빛난다…‘OPS 1.017’ 펄펄, 이대로 두산 주전 유격수 …

[SPORTALKOREA] 한휘 기자= 처참한 9월을 보내고 있는 두산 베어스지만, ‘원조 천유 후계자’의 방망이만큼은 쉽게 식을 줄을 모른다.
두산 안재석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으로 활약했다.

경기 시작부터 대포를 가동했다. 1회 초 타석에서 SSG 선발 투수 김광현의 2구를 통타했다. 좌측으로 계속 뻗어나간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4호 홈런이자, 지난 12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열흘 만에 다시 날린 ‘리드오프 홈런’이었다.
안재석은 6회 초 3번째 타석에서도 중전 안타로 출루하며 ‘멀티 히트’를 완성했다. 이어진 박지훈의 2루타로 3루까지 진루했고, 제이크 케이브의 안타를 틈타 홈을 밟았다. 첫 타석 홈런에 이어 다시금 득점을 기록했다.
두산은 초반부터 마운드가 무너진 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3-7로 졌다. 타선도 9개의 안타 가운데 8개가 1~3번 타순에서만 나왔을 정도로 균형이 맞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도 안재석의 활약이 이어지는 점은 고무적이다.

사실 안재석은 데뷔 초부터 두산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특급 유망주’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21 KBO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2004년 김재호 이후 두산이 17년 만에 1차 지명에서 내야수를 영입해 화제를 모았다.
안재석 본인의 롤모델도 김재호인 만큼 ‘천유 후계자’로 각광받았다. 입단 첫해부터 잠시나마 신인왕 경쟁에 뛰어들 정도로 가능성을 내비쳤다. 하지만 이후 2시즌 내리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주전 유격수 자리에서 멀어졌다.
침체에 빠진 안재석은 분위기 환기를 위해 2023년 입대했다. 입대 시점에서 통산 성적은 222경기 타율 0.226 6홈런 36타점 OPS 0.603에 그쳤다. 여기에 올해 입단한 박준순이 맹활약해 ‘천유 후계자’ 타이틀도 가져갔다.
안재석은 김재호의 은퇴식 다음 날인 지난 7월 7일 전역해 선수단에 복귀했다. 군 복무 기간에 벌크업을 진행해 체구를 상당히 키웠다. 효과는 곧바로 드러났다. 8월 15일 복귀 후 1군 첫 선발 경기에서 끝내기 홈런으로 전역 신고를 한 것이다.

이후 안재석의 타격감은 너무나도 뜨겁다. 28경기에서 타율 0.358 4홈런 15타점 OPS 1.017로 펄펄 난다. 동 기간 5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가운데 안재석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두산에서 양의지(1.078) 단 1명이다.
특히 두산이 이달 들어 최근 10경기 동안 단 1승만 거둘 정도로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안재석의 최근 10경기 성적은 타율 0.308(39타수 12안타) 3홈런 3타점 OPS 0.972로 준수하다.

두산은 올해 오명진과 이유찬, 박준순까지 젊은 내야수들이 대거 약진하며 주전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시즌 막판 들어 체력 저하와 상대의 분석 등으로 심각하게 고전하는 중이다. 그런 와중에 안재석의 타격감만은 전혀 식지 않는다.
리빌딩에 들어간 두산에게 안재석의 활약은 어둠 속의 등불과도 같다. 이 흐름을 이어가 ‘원조 천유 후계자’답게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찰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