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LG 돌아와야 하나, ‘ERA 10.57’ 투수한테 밀린 고우석…‘2이닝 무실점’에도 외면, 트리플A 시즌도 끝났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올해 마이너 리그 마지막 등판에서 호투했음에도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은 끝내 메이저리그(MLB)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22일(이하 한국시각)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홈 경기를 앞두고 베테랑 선발 투수 찰리 모튼을 양도지명(DFA) 조처한 후 방출했다. 그 자리에 우완 불펜 투수 태너 레이니를 등록했다.

32세의 베테랑인 레이니는 워싱턴 내셔널스 시절 짧게나마 마무리 투수 역할을 소화해 본 선수다. 하지만 팔꿈치 토미 존 수술을 받은 후 예전 기량을 되찾지 못했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워싱턴을 떠났다.
올해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계약했으나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57(7⅔이닝 9실점)로 부진했다. 결국 지난 7월 피츠버그에서 방출된 뒤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이후 트리플A에서 공을 던지다가 모튼의 자리에 콜업됐다.
MLB에서 10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부진했던 레이니가 부름을 받으면서 떠오르는 이름이 있다. 레이니와 함께 디트로이트 산하 트리플A 톨리도 머드헨스에서 뛴 고우석이다.

고우석은 하루 전인 21일 아이오와 컵스(시카고 컵스 산하)와의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 팀의 3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시속 94.1마일(약 151.4km)의 속구를 던지며 세이브를 챙겼다.
고우석이 올해 트리플A에서 2이닝 이상 던지며 실점하지 않은 것은 잭슨빌 점보슈림프(마이애미 말린스 산하) 시절 마지막 경기였던 6월 16일 로체스터 레드윙스(워싱턴 산하)전 이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 등판을 끝으로 트리플A 정규시즌 일정은 모두 종료됐다. 톨리도가 챔피언십 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했기 때문에 고우석의 마이너 리그 시즌도 그렇게 마무리됐다. 관건은 남은 기간 안에 동경하던 MLB 무대를 밟아 볼 수 있냐는 것이다.
그렇기에 모튼이 방출당한 이번 상황은 절호의 기회였다. 때마침 불과 하루 전 호투를 펼치며 나름대로 주가도 높였다. 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선택은 이미 MLB 경험이 충분히 쌓여 있는 레이니였다.

사실 내용을 뜯어보면 디트로이트가 레이니를 선택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 레이니는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트리플A에서 평균자책점 2.66(23⅔이닝 13실점 8자책)으로 호투했다. 탈삼진이 33개에 달할 정도로 구위는 ‘탈 마이너’ 수준이었다.
반면 고우석의 톨리도 입단 후 성적은 14경기 평균자책점 4.29(21이닝 12실점 10자책)에 그친다. 탈삼진도 22개로 적지는 않으나 레이니에 비할 바는 아니다. 기록부터가 레이니의 손을 들어 준다.
더구나 고우석이 하루 전에 등판해 2이닝을 던졌다는 것은 연투와 이동에 따른 후유증이 적잖게 발생한다는 뜻이다. 디트로이트는 당장 불펜에서 던질 수 있는 선수를 콜업해야 한다. 고우석은 해당하지 않았다.

결국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기회가 그렇게 사라졌다. MLB 정규시즌 마감도 이제 일주일만 남은 상황이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콜업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이다.
자연스레 시즌 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인다. 현재 분위기라면 국내 무대로 돌아오지 않겠냐는 예상이 많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에 진출한 고우석은 KBO리그로 복귀할 시 원소속팀 LG하고만 계약할 수 있다.

사진=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 MiLB 홈페이지 하이라이트 캡처, LG 트윈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