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가 있으니 이렇게나 시원하다! ‘4안타+스리런’ 대폭발, 전준우를 롯데가 애타게 기다린 이유…가을야구 불씨 살리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해결사’란 바로 이런 것이다.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는 19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출전했다. 교체되기 전까지 5타수 4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이라는 맹활약을 펼치며 귀환을 알렸다.
롯데 팬들이 그렇게나 그리던 이름이다. 전준우는 지난 8월 5일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주루 도중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다. 검진 결과 햄스트링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아 4주간 자리를 비울 것이 예고됐다.

그런데 복귀가 지연됐다. 손목 상태가 좋지 않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김태형 롯데 감독은 지난 2일 취재진을 만나 “시간이 더 걸린다. 수요일(3일)에도 상태를 보고, 그 이후에 자세한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타격 훈련까지는 재개했으나 통증이 멎지 않아 한없이 일정이 밀렸다. 결국 엔트리 말소 후 41일이나 지난 지난 16일에야 1군에 돌아왔다.

‘캡틴’이 사라진 거인 군단 타선은 힘을 잃었다. 8월 롯데는 팀 타율(0.232), 홈런(11개), 득점(100득점), OPS(0.645) 모두 리그 최하위로 밀려났다. 이러한 빈공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12연패라는 긴 수렁에 빠지며 8월을 7승 3무 16패(승률 0.304)로 마쳤다.
그나마 이달 들어서는 지난 18일까지 타율 5위(0.257), OPS 6위(0.722)를 기록하며 조금 나아졌다. 하지만 경기당 득점은 7위(4.63점)에 머물러 다른 지표 대비 반등 폭이 작았다.
‘클러치 히터’ 전준우의 공백이 컸다. 전준우는 부상 이탈 전까지 득점권 타율 0.345 OPS 0.926에, 중요도가 높은 ‘하이 레버리지’ 상황에서는 OPS가 1.113까지 치솟을 정도로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날렸다.

그런 전준우가 없는 데다 다른 선수들이 부진하면서 문제가 커졌다. 그나마 타격감이 괜찮은 빅터 레이예스가 집중 견제에 시달렸다. 7월까지 8.3%였던 레이예스의 볼넷 비중은 8월 한 달 동안 15.4%로 폭증했다.
적극적인 안타로 결과를 내야 하는데, 투수가 승부를 피하니 레이예스도 급해진다. 결국 나쁜 공에 손이 나갔다가 기회를 날리는 횟수가 늘어나며 표면적인 성적 대비 영양가가 뚝 떨어졌다. 결국 타선에서 ‘해결사’ 역할을 아무도 못 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준우의 중요성은 선발 복귀전에서 명명백백히 드러났다. 전준우는 3회 2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쪽 내야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5회에도 우전 안타로 기회를 이어가며 전민재가 적시타를 칠 발판을 놓았다.
‘화룡점정’은 6회였다. 1사 1, 2루에서 김재열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는 스리런 홈런을 쳐냈다. 시즌 8호. 7-0으로 크게 앞서던 롯데는 이 홈런으로 이날의 10번째 점수를 뽑았다.
전준우는 7회에도 안타를 쳐낸 뒤 대주자 최항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감했다. 롯데는 18-1이라는 큰 점수 차로 승리를 따냈다. 올 시즌 구단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전준우 효과’는 상상 이상으로 굉장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시즌 65승(6무 65패)째를 거두고 5할 승률을 회복했다. 아울러 KT 위즈(66승 4무 66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공동 5위로 올라섰다. 돌아온 캡틴과 함께 탄력을 받은 롯데가 이대로 가을야구의 꿈을 완성할 수 있을까.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