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일 만의 실전’ KT의 ‘끝내주는 남자’ 복귀 임박…퓨처스서 2루타에 볼넷 생산, 부진 딛고 ‘조커 카드’ 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부상과 부진으로 힘겨운 시즌을 보내는 KT 위즈의 ‘끝내주는 남자’가 본인의 위용을 되찾을 수 있을까.
KT 배정대는 19일 경기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2025 메디힐 KBO 퓨처스리그 LG 트윈스와의 원정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2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한 후 교체됐다.

1회 첫 타석부터 LG 선발 투수 김웅의 제구가 잡히지 않은 틈을 타 볼넷으로 출루했다. 3회에는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6회 선두 타자로 나서서 이우찬을 상대로 좌전 2루타를 터뜨렸다.
배정대는 정영웅의 안타로 3루까지 진루, 뒤이어 나온 강민성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이날 KT의 첫 득점을 만든 배정대는 7회에 대타 이승준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팀은 3-4로 졌다.
오랜만의 실전이다. 배정대는 지난 7월 30일 LG와의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원정 경기 도중 발목을 다쳤다. 인대 손상 진단을 받아 한 달 넘게 회복에 매진했다. 이번 퓨처스리그 경기가 51일 만의 실전 출격이었다.
꽤 오래 쉬었음에도 실전에 나서자마자 안타를 생산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키웠다. 특히 올해 들어 주전 안착 이래 가장 좋지 못한 타격감을 보인 배정대라 반등을 향한 팬들의 바람이 더 크다.

올해 배정대의 1군 기록은 94경기 타율 0.207 2홈런 28타점 6도루 OPS 0.574다. 200타석 이상 소화한 107명의 타자 가운데 타율은 104위, OPS는 106위다. 리그 최악의 타격 생산성이다.
장점인 수비력은 여전했으나 타격이 너무 심각해 빛이 바랬다. 그간 보여준 대로 2할 6~7푼대 타율과 0.7 언저리의 OPS를 꾸준히 기록해도 나쁘지 않았겠지만, OPS가 0.6에도 못 미치는 현 성적은 실망스럽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며 공백기를 가졌고, KT는 이에 멜 로하스 주니어를 내보내고 앤드류 스티븐슨을 데려와 중견수 자리를 채웠다. 스티븐슨이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배정대보다는 사정이 낫다.
아울러 오랜 기간 1군과 2군을 오가던 안치영마저 8월 말부터 맹타를 휘두르며 ‘깜짝 활약’을 펼쳤다. 최근 타격감이 한풀 꺾였다고는 해도 간만에 ‘고점’이 나온 만큼 활약을 기대해 봄 직하다.

그럼에도 KT는 배정대를 기다린다. 이들과는 차별화된 ‘클러치 능력’이라는 강점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배정대의 별명은 ‘끝내주는 남자’다. 유독 중요한 순간에 끝내기 안타를 자주 쳐서 붙었다. ‘커리어 하이’인 2020시즌에는 한 시즌 최다 끝내기 안타 신기록을 세웠고, 올해도 3월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끝내기 안타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포스트시즌 성적도 상당히 좋다. 통산 31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 4홈런 22타점 OPS 0.897로 펄펄 난다. 지난해에도 7경기에서 타율 0.370(28타수 10안타) 1홈런 4타점으로 KBO 사상 첫 와일드카드 시리즈 ‘업셋’을 진두지휘했다.

KT는 19일 현재 66승 4무 66패(승률 0.500)로 간신히 5위 자리를 지킨다. 6위 롯데 자이언츠와는 고작 반 경기 떨어져 있다. 매 경기가 살얼음판이다. 이럴수록 중요한 상황에서 한 방을 날려주는 선수, 중압감에 눌리지 않고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주는 선수가 필요하다.
컨디션이 좋을 때의 배정대라면 이 조건에 완벽히 부합한다. 그간 KT가 수없이 선보인 ‘가을 마법’의 한 축은 바로 배정대였다. 과연 올해 찾아온 최악의 시련을 딛고 ‘조커 카드’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사진=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