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를 경악시킨 김주오 지명, ‘휘문고 오타니’는 이대로 낙동강 오리알 되나…우타 빅뱃 외야수 합류, 이제 시간이 많지 않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드래프트 현장의 모두를 경악시킨 두산 베어스의 ‘깜짝 지명’에 ‘휘문고 오타니’의 이름이 일각에서 다시 떠오르기 시작했다.
두산은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마산용마고 외야수 김주오를 지명했다.

모두의 예상을 깬 ‘깜짝 지명’이다. ‘1라운드 감’으로 꼽히던 선수들이 여럿 남아있었다. 올해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은 박준현(북일고)과 함께 가장 큰 주목을 받던 양우진(경기항공고)의 이름은 아직 불리지도 않았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김주오였다. 근육질의 건장한 체격을 갖춘 우투우타 외야수 김주오는 최근 2년간 6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1 9홈런 55타점 26도루를 기록한 호타준족 선수다. 팀의 4번 타자로 준수한 활약을 선보였다.
다만 ‘1라운드 감’이라는 평가는 아니었다. 지명 전 전문가들의 예상에서도 김주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선수 본인도 적잖게 당황했는지 지명 후 인터뷰에서 “두산 라이온즈”라는 말실수를 했다가 정정하는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그만큼 두산이 우타 외야 자원 보강을 시급하게 여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올해 두산에서 1군 출전 이력이 있는 외야수 가운데 거의 모든 선수가 좌타자다. 핵심 베테랑인 정수빈과 김재환부터 김인태, 조수행, 추재현 등 중견급까지 상당수가 좌타석에 선다.
젊은 선수들도 예외는 아니다. 전다민과 김민석, 천현재, 강동형, 손율기, 최우혁에 군 복무 중인 김문수와 강태완까지 좌타자 비중이 높다. 오른손 타자는 그 수 자체가 적다.

그런데 바로 그 몇 안 되는 우타 외야수 가운데 눈에 띄는 이름이 하나 있다. 2019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 김대한이다.
고교 시절 김대한은 그야말로 ‘초특급 유망주’였다. 투수로는 150km/h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던졌고, 타자로는 최대 ‘30-30’ 달성을 기대할 수 있는 호타준족 유망주로 불렸다. ‘휘문고 오타니’라고 불리며 모두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프로 첫 해 1군에서 안타를 하나도 치지 못하고 이듬해 병역 의무부터 수행했다. 전역 후 2022시즌 51경기에서 홈런 4개를 날리고 OPS 0.761을 기록하며 파워 포텐셜을 보여 줬다. 단점도 있으나 젊은 선수인 만큼 극복만 한다면 좋은 활약을 펼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2023시즌부터 김대한은 1군에서 도통 경쟁력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3시즌 통산 110경기에서 타율 0.172 3홈런 19타점 OPS 0.494로 부진하다. 1군에 올라와 잠깐 좋은 활약을 펼치다가 금세 타격감을 잃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부상도 적지 않아 살아날 만하다가 흐름이 끊기고 2군으로 내려가는 일도 잦다. 당장 올해도 종종 1군 기회를 받았으나 지난 8월 6일 허벅지 상태가 좋지 않아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2군에서조차 출전이 없다.
이렇게 김대한의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두산이 비슷한 우타 호타준족 자원인 김주오를 예상보다 빠르게 지명했다. 그 배경에 우타 외야수 부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두산이 가장 공을 들이던 우타 외야수인 김대한의 이름이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
2000년생인 김대한은 오는 12월이면 만 25세가 된다. 그리 많은 나이는 아니긴 해도 ‘유망주’로만 남기에는 적지 않다. 그런 와중에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가 빠르게 지명됐다. 시간이 많지 않다. 살아남으려면 분발해야 한다.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