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잔치 망친 불펜, "도울 의지가 없어 보인다"...'투타니' 50홈런+54탈삼진 위업도 빛바랬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LA 다저스 불펜이 경기를 망쳤다. 오타니 쇼헤이의 잔치는 패배로 얼룩졌다.
오타니는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투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했다.
오타니는 5이닝 동안 무피안타 투구를 펼쳤다. 총 68구 중 42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지며 5탈삼진 1볼넷을 기록, 마지막 13타자를 연속 아웃 처리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6회, 노히트 행진을 이어가던 오타니를 불펜으로 교체하는 결단을 내렸다. 불펜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오타니가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까지만 해도 팀은 4-0으로 앞서 있었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따돌릴 중요한 승리를 눈앞에 둔 듯 보였다.
그러나 신뢰가 깨졌다.
오타니 뒤를 이어 등판한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6회에 5실점 했고, 마무리 블레이크 트라이넨은 9회 3점 홈런을 내주며 필라델피아에 6-9 역전패를 허용했다.

로블레스키는 6회 1사 후 연속 3안타를 맞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어 브라이스 하퍼가 초구를 2루타로 연결하며 주자 2명이 득점했다. 이후 1사 2, 3루서 후속타자 브랜든 마쉬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날렸다. 로버츠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와 교체를 단행했을 때, 이미 4-6으로 역전당한 상태였다. 로블레스키의 평균자책점은 4.52까지 치솟았다.
뒤이어 등판한 에드가르도 엔리케스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는 2사 후 맥스 케플러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 점수 차는 4-6으로 점수 차가 벌어졌다.
다저스는 4번째 5번째 투수 잭 드라이어와 앤서니 반다가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반격의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이번엔 마무리 투수가 말썽이었다.
9회에 등판한 블레이크 트라이넨은 2사 후 2루타와 고의사구로 주자 1, 2루 위기를 맞았다. 트라이넨은 위기를 벗어나지 못했다. 필라델피아 라파엘 마찬에게 쐐기 3점 홈런을 허용했다. 결국 다저스는 6-9로 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다저스는 지난 7월 5일 이후 18번째 리드를 날리며 패했다. 이번 시리즈에서만 불펜이 8⅓이닝 동안 14실점을 허용했다. 다저스 불펜 평균자책점은 4.30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20위다.
불펜이 이렇게 끔찍한 상황이지만, 다저스 선발진은 훌륭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11경기 중 8경기에서 선발 투수들은 5이닝 동안 1피안타 이하만을 허용했다. 그러나 불펜이 모든 것을 망쳐버렸다.
평소 선수들을 옹호하고 위기 속에서도 긍정적인 발언을 해온 로버츠 감독조차 이번에는 팀 불펜 투수들이 현재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이날 경기 후 '스포츠넷 LA' 인터뷰에서 마무리 트라이넨은 “팬들이 답답해하는 걸 안다. 그렇지만 우리도 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리가 안 해본 건 없다. 준비나 노력의 문제는 아니다. 그저 잘 안 풀릴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팬들은 뿔이 났다. 해당 영상 댓글에는 “팀을 도울 의지가 없어 보인다”, “트라이넨을 당장 방출(DFA)하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시즌 50호 홈런과 54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오타니는 정작 팀의 패배로 잔치가 얼룩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