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왜 디아즈를 낳고 폰세를 낳았는가...50홈런-150타점 KBO 새 역사 노리는데 MVP는 '언감생심'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충분히 MVP를 바라볼 수 있는 성적이다. 하지만 경쟁자가 너무나 강력하다. KBO리그 새 역사에 도전하는 르윈 디아즈(삼성 라이온즈)는 뛰어난 성적에도 불구하고 MVP의 영광을 차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디아즈는 1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홈경기에 4번 타자-1루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디아즈의 활약을 앞세운 삼성은 7-5로 역전승을 거두며 6위 롯데와 격차를 1.5경기로 벌렸다.
영양가 만점의 활약이었다. 1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디아즈는 0-1로 끌려가던 4회 말 무사 1, 2루 찬스서 동점을 만드는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6회 말 무사 1, 2루에서는 최준용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밀어 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결승 스리런 홈런을 기록했다.

시즌 47호 홈런을 터뜨린 디아즈는 KBO리그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공동 7위로 뛰어올랐다. 외국인 타자로 한정하면 2015년 에릭 테임즈와 동률이다. 앞으로 홈런 1개를 추가하면 2015년 야마이코 나바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되며, 2개를 추가하면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홈런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가 된다.
신기록은 홈런뿐만이 아니다. 4타점을 쓸어 담으며 시즌 139타점을 기록한 디아즈는 단일 시즌 최다 타점(2015년 박병호 146타점) 기록에 7개 앞으로 다가섰다. 8타점을 추가하면 KBO리그 새 역사가 탄생한다.
지난해 8월 루벤 카디네스의 대체 선수로 한국 무대를 밟은 디아즈는 KBO리그 2년 차에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올 시즌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 47홈런 139타점 OPS 0.988로 삼성 타선을 이끌고 있다. 홈런과 타점, 그리고 장타율(0.623)까지 3관왕이 유력하다.


이 정도면 MVP 후보로 꼽힐만한 성적이다. 그러나 올해는 상대를 잘못 만났다. 하필이면 'KBO리그 역대 최고의 외국인 투수'가 MVP 경쟁 상대다.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 코디 폰세다.
올해 한화의 상위권 등극을 이끈 '에이스' 폰세는 27경기에 등판해 17승 무패 평균자책점 1.70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리그를 초토화하고 있다. 폰세는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1.000), 탈삼진(236개)까지 4관왕을 노린다.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는 탈삼진(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 233개)을 제외하더라도 나머지 3개 부문 1위는 유력하다.

디아즈가 남은 10경기에서 현재의 타격감을 유지한다면 KBO리그 최초의 50홈런-150타점도 노려볼만하다. 다만 이런 대기록을 달성한다고 해도 MVP 경쟁 판도를 흔들기는 어렵다.
폰세는 이미 개막 후 선발 최다 연승 기록을 종전 14연승에서 17연승으로 늘리며 새 역사를 썼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정규이닝 기준) 신기록도 세웠다.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종전 2021년 아리엘 미란다 225개)도 경신했다. 타이틀과 신기록, 팀 성적 등 모든 부문에서 디아즈가 폰세의 벽을 넘고 MVP를 차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