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 헛방망이만 14번 돌았다, 23세 신인 투수의 재능이 보통이 아니네…팀 패배에도 빛난 1실점 쾌투

[SPORTALKOREA] 한휘 기자= 빅리그 무대를 밟은 지 고작 일주일 된 신인 투수가 상당한 재능을 뽐내고 있다.
보스턴 레드삭스 코넬리 얼리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5피안타 1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1회에 안타 하나를 맞았으나 실점하지 않은 얼리는 2회에도 선두타자 콜비 토마스를 안타로 내보냈으나 적절한 견제로 2루에서 아웃시켰다. 이어 두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했고, 3회는 삼자범퇴로 빠르게 정리했다.
4회에는 1사 후 몸에 맞는 공과 안타로 처음 득점권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이어진 두 타자를 어렵지 않게 잡아내며 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내야 안타로 선두타자 브렛 해리스를 내보냈으나 이어 세 타자를 공 12개로 정리하며 호투를 이어갔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얼리는 제이콥 윌슨의 빗맞은 타구가 3루수 쪽 내야 안타가 되며 불운하게 선두타자를 내보냈다. 이후 닉 커츠를 삼진으로 잡음과 동시에 투구 수가 80개에 다다랐고, 그렉 와이서트에게 배턴을 넘기며 등판을 마쳤다.
1-0으로 앞선 채로 마운드를 내려가며 승리 투수 요건을 갖췄지만, 아쉽게도 이는 금방 사라졌다. 와이서트가 2사 후 대타 타일러 소더스트롬에게 동점 적시 2루타를 맞은 것이다. 이후 와이서트가 해리스에게 역전 적시타까지 맞았고, 보스턴은 끝내 1-2로 졌다.

비록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으나 얼리의 호투는 눈부셨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95.4마일(약 153.5km)로 특출나지 않았지만, 패스트볼과 싱커,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스위퍼까지 다양한 구종을 두루 섞어 애슬레틱스 타자들을 요리했다.
이날 얼리가 끌어낸 헛스윙 횟수는 무려 14번으로, 전체 투구 수 대비 17.5%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 10일 MLB 데뷔전에서도 21.1%로 상당히 높은 비중을 선보였는데, 오늘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2002년생으로 올해 22세인 얼리는 불과 일주일 전에 MLB에 데뷔한 ‘초짜’ 선수다. 2023년 MLB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보스턴의 지명을 받았고, 올해 더블A와 트리플A에서 연이어 호투하며 빠르게 주가를 높였다.
이에 생각보다 일찍 기회가 왔다. 트레이드로 데려온 조던 힉스와 더스틴 메이가 이달 초 연달아 부상으로 이탈한 것이다. 이에 지난 10일 애슬레틱스전을 앞두고 얼리가 부름을 받았고, 그날 5이닝 5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충격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다만 비슷한 시기에 데뷔한 팀 동료 페이턴 톨리가 데뷔전 호투 후 2경기 내리 부진해 지켜보자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런데 얼리는 달랐다. 2번째 등판이자 홈 데뷔전에서도 호투하며 기량을 증명했다.

물론 두 경기 내리 같은 팀을 상대한 만큼 단순히 상성이 좋았다고 볼 여지도 있다. 하지만 달리 말하면 이번 경기에서 얼리는 이미 자신의 공이 눈에 익은 타자들을 만난 것이다. ‘생소함’이라는 무기 없이도 호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스턴은 올 시즌 82승 69패(승률 0.543)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3위, 와일드카드 2위에 올라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린다. 보스턴의 가을야구를 향한 꿈에 얼리가 계속해서 힘이 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