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포수 새 역사→스위치 히터 새 역사’ MLB 역사 또 바꿨다! ‘55호 홈런’ 랄리, ‘전설’ 맨틀 넘고 신기록 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의 역사적인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랄리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의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1회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쳐내고 득점까지 올린 랄리는 3회 2번째 타석에서 대포를 가동했다. 선두 타자로 나서서 캔자스시티 선발 투수 마이클 와카의 3구 몸쪽 커브를 통타했고, 맞는 순간 누가 봐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가 나왔다.
파울 폴 안쪽으로 타구가 들어왔고, 비거리 419피트(약 127.7m)의 대형 솔로 홈런이 터졌다. 스코어를 4-0으로 벌리는 랄리의 시즌 55호 홈런이었다.

단순한 홈런 한 방이 아니다. 이 홈런으로 랄리는 또다시 MLB 역사를 새로 썼다. 스위치 히터 역사상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갈아치운 것이다.
기존 기록은 MLB 역사상 최고의 스위치 히터로 불리는 미키 맨틀(뉴욕 양키스)이 1961년 달성한 54홈런이다. 이후 64년 동안 누구도 범접하지 못한 기록이었지만, 올해 어마어마한 홈런 페이스를 선보이는 랄리가 기어코 맨틀마저 제쳤다.
랄리는 1876년 내셔널리그(NL)가 창설되며 프로야구가 시작된 이래 약 150년에 달하는 역사에 이름을 제대로 새기고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홈 경기에서 포수 최초 한 시즌 50홈런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여기에 이번에는 스위치 히터 최다 홈런 신기록까지 세우며 그야말로 전설을 써 내려가는 모습이다. 심지어 홈런을 하나만 더하면 켄 그리피 주니어가 1997년과 1998년 세운 시애틀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만약 시즌 막판 ‘몰아치기’가 나온다면 60홈런도 노려볼 수 있다. MLB 역사상 한 시즌 60홈런은 단 9번 밖에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이마저도 금지 약물 복용 의혹 사례를 배제하면 1927년 베이브 루스, 1961년 로저 매리스, 그리고 2022년 애런 저지까지 단 3명 만이 밟아 본 고지다.
공교롭게도 이 셋은 모두 양키스 유니폼을 입고 이 업적을 세웠다. 랄리가 만약 올해 60홈런 고지에 오르면 양키스 외 구단 소속 선수로는 최초로 60홈런을 달성해 또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된다.

랄리의 역사가 늘어날 수록 MVP 수상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달 말만 하더라도 랄리의 수상 확률이 더 높다는 평가였지만, 저지가 최근 맹타를 휘두르며 상황이 뒤집혔다.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 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도 저지 8.8, 랄리 8.1로 차이가 꽤 난다.
하지만 시즌이 아직 10경기가량 남은 만큼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은 남아 있다. 꾸준히 역사를 바꿔 나가는 랄리가 과연 MVP의 경지에도 오를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