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일 만 부활포 쐈는데, 고개 숙이며 “죄송하다”...왜? ‘72억 FA’가 팬들에게 전하는 진심 “가을야구 위해 살아나야”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한화 이글스의 베테랑 안치홍이 91일 만에 홈런을 터뜨리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지만, 경기 후에는 끝내 팬들에게 고개를 숙이며 사과를 전했다.
안치홍은 16일 광주 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전에서 1번 지명타자로 나서 홈런 1개 포함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 팀의 11-1 대승을 주도했다.

1회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한 안치홍은 네 번째 타석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날렸다. 6회 1사 1, 2루에서 김시훈의 133km/h 포크볼을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린 것. 이는 지난 6월 17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무려 91일 만에 나온 홈런포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옵션 포함 최대 6년 72억 원에 계약하며 기대를 모았던 안치홍은 올 시즌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61경기 타율 0.167 1홈런 15타점 OPS 0.446에 그치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이번 홈런은 반등의 신호탄이 될 만한 소중한 한 방이었다.

그러나 경기 후 안치홍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구단 유튜브 채널 ‘Eagles TV’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올해 고민도 많고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그래도 가을야구를 기다리는 팬분들이 많으실 거라 생각한다”며 “저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제가 살아나야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니까, 지금은 나가든 못 나가든 어떤 상황이든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다른 생각은 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죄송합니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할 수 있는 말이 없다. 정말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화는 전날인 15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7-6 승리를 거두며 7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 지었다. 단기전에서 베테랑의 한 방과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안치홍의 활약이 가을야구에서도 이어질 수 있을지 팬들의 기대가 모이고 있다.
사진= 뉴스1, 한화 이글스 제공, 유튜브 'Eagles TV'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