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 구세주’ 될 줄 알았는데, 트레이드 이대로 대실패? 첫 재활 등판서 ‘흔들’…33세 베테랑 불펜이 불안하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흔들리는 LA 다저스 불펜진의 ‘구세주’가 되리라는 기대는 이대로 사라지고 마는 걸까.
다저스 브록 스튜어트는 17일(이하 한국시각)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 소속으로 재활 등판에 나섰다. 이날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의 체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타코마 레이니어스(시애틀 매리너스 산하)와의 경기에 구원 등판했다.

내용은 좋지 못했다. 3회 말 팀의 2번째 투수로 출격한 스튜어트는 1사 후 블레이크 헌트에게 좌전 2루타를 맞았다. 이어 콜트 에머슨의 2루 땅볼로 2사 3루가 됐고, 사마드 테일러를 볼넷으로 내보낸 뒤 도루까지 허용했다.
그나마 2, 3루 위기에서 릴런 토머스의 타구가 빗맞은 3루수 직선타가 되면서 실점은 모면했다. 스튜어트는 4회부터 카일 허트에게 배턴을 넘기고 첫 재활 등판을 마쳤다.
실점만 없었을 뿐이지 투구 내용은 아쉬웠다. 두 번의 출루도 문제지만, 제구가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총 19개의 공 가운데 11개가 볼 판정을 받았다. 부상 복귀 후 첫 실전임을 감안해도 기대에 못미치는 결과다.

스튜어트는 상당히 굴곡진 야구 인생을 살아온 만 33세의 베테랑 투수다. 2014년 드래프트에서 다저스의 지명을 받은 후 2016년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지만, 통산 36경기(11선발) 84이닝 2승 3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5.46으로 부진하다가 2019년 8월 1일 웨이버 공시됐다.
고난은 이제 시작이었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클레임을 받아 이적했으나 부진 끝에 팀을 떠났고, 코로나19로 마이너 리그 자체가 취소돼 독립리그 무대를 전전했다. 2021시즌을 앞두고 다저스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으나 토미 존 수술을 받고 시즌을 날렸다.

다시 방출당한 스튜어트는 재활을 마치고 2022년 7월에야 미네소타와 계약했다. 그리고 반전이 시작됐다. 2023시즌 다시 MLB 무대를 밟아 28경기 27⅔이닝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65로 호투한 것이다.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다시 부침을 겪었으나 올 시즌 화려하게 부활했다. 39경기 34이닝을 던지며 2승 1패 14홀드 평균자책점 2.38로 호투했다. 팀 동료 요안 두란, 그리핀 잭스와 함께 필승조를 단단히 구축했다.
두란과 잭스가 트레이드 시장에서 유력한 매물로 언급되던 것과 달리 스튜어트는 스포트라이트를 얼마 받지 못했다. 하지만 두란이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잭스가 탬파베이 레이스로 떠나는 사이 다저스가 스튜어트를 데려갔다.
다저스는 영입생 태너 스캇과 커비 예이츠의 부진, 주요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불펜진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이에 트레이드로 불펜진을 영입할 것이라는 설이 파다했고, 스튜어트가 ‘구세주’로 낙점되며 6년 만에 금의환향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성과는 아쉽다. 등판한 4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4.91(3⅔이닝 2실점)로 불안했다. 피안타 6개에 사사구 3개를 내줄 정도로 투구 내용도 나빴다. 설상가상으로 어깨 부상 탓에 지난달 13일 부상자 명단(IL)에 등재됐다.
회복에 매진한 스튜어트는 한 달여 만에 재활 경기를 소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첫 등판부터 불안감을 잔뜩 남겼다. 여전히 불펜 사정이 좋지 않은 다저스인데, 스튜어트마저 살아나지 못하면 걱정은 더 커진다. 이대로 트레이드는 실패로 귀결되는 걸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