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넘게 쓰고 8연패’ 무너지던 메츠, 프랜차이즈 스타 끝내기 홈런에 기사회생…이정후와 SF 넘고 가을야구 가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투자 대비 ‘최악’ 수준의 가성비로 무너지던 뉴욕 메츠가 벼랑 끝에서 ‘프랜차이즈 스타’의 홈런 한 방 덕에 기사회생했다.
메츠 피트 알론소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뉴욕주 뉴욕의 시티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경기에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3타점을 기록했다.

1회 볼넷을 제외하면 경기 내내 별다른 활약을 남기지 못했다. 그런데 경기가 연장으로 향하더니 절호의 기회가 왔다. 텍사스가 10회 말 선두 타자 후안 소토를 고의4구로 내보내며 알론소와의 승부를 택한 것이다.
알론소는 피가 거꾸로 솟은 듯한 괴력으로 텍사스 벤치의 선택을 응징했다. 1-1 카운트에서 루이스 쿠르벨로의 싱커를 제대로 통타했다. 무려 시속 110.1마일(약 177.2km)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그대로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경기를 메츠의 5-2 승리로 끝내는 시즌 34호 스리런포.
최근 주춤하던 알론소가 터뜨린 한 방이라 더 강렬했다. 8월까지 OPS 0.862로 준수한 성적을 올리던 알론소는 이날 경기 전까지 9월 12경기에서 타율 0.245(49타수 12안타) 2홈런 4타점 OPS 0.712로 주춤했다.

‘원 클럽 맨’ 알론소의 부진은 타선의 침체에도 영향을 끼쳤다. 8월까지 메츠는 팀 OPS 0.758로 내셔널리그(NL) 3위를 달렸는데, 이달 들어 이 경기 전까지 0.700으로 8위까지 뚝 떨어진 상태였다.
이마저도 매 경기 펄펄 나는 후안 소토의 활약 덕에 올라온 것이지, 소토를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대부분 아쉬운 모습이었다. 특히 핵심 타자로 맹타를 휘두르던 알론소와 린도어가 모두 침체에 빠진 것이 결정타였다.
타선의 부진은 팀 성적 하락으로 이어졌다. 메츠의 이번 승리는 지난 6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 이후 무려 9일 만에 따낸 것이다. 그 사이 열린 8경기에서 메츠는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연패 기간 메츠의 한 경기 최다 득점은 고작 4점이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단 2.5점이었다. 야구장에서 축구팀 수준의 득점력을 선보이니 이길래야 이길 수가 없었다.

전력 증강을 위해 큰 투자를 단행했기에 더 충격적인 부진이었다. 메츠는 올 시즌을 앞두고 FA 최대어로 꼽힌 후안 소토에게 프로스포츠 역대 최대 규모인 15년 7억 6,500만 달러(약 1조 617억 원)라는 거액을 안기는 등 여러 선수를 영입했다.
시즌 중에도 타일러 로저스와 그레고리 소토, 라이언 헬슬리 등 불펜진을 대거 수혈했다. 야수진에서도 세드릭 멀린스라는 검증된 외야수를 영입했다. 그런데 8월 이후 메츠의 성적은 15승 26패(승률 0.366)로 끔찍하다.

특히 이번 연패가 결정타였다. 메츠가 8연패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동안 포스트시즌 진출이 힘들어 보이던 이정후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9월 11경기에서 7승 4패를 기록하며 메츠를 무섭게 쫓아 왔다.
이에 지난 14일 기준으로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가 측정한 메츠의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은 41.0%까지 내려왔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하더라도 79.0%였으니 무려 38.0%나 추락한 것이다.

하지만 부진하던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 알론소가 끝내 연패를 끊어내면서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놓았다. 때마침 같은 날 샌프란시스코가 LA 다저스에 지면서 메츠가 더 웃을 수 있게 됐다.
물론 여전히 격차는 작다. 메츠는 77승 73패(승률 0.513), 샌프란시스코는 75승 74패(승률 0.503)로 1경기 반 차에 불과하다. 하지만 메츠가 안 좋은 흐름을 끊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다시 선점한 것은 사실. 남은 기간 두 팀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