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3m 장외홈런’ 다음날 또 대포 가동, 03년생 신인이 미쳤어요…시즌 전부 뛰었다면 MVP도 노릴 만했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그야말로 ‘미쳤다’라는 감탄사를 참을 수 없는 활약상이다.
애슬레틱스 닉 커츠는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신시내티 레즈와의 경기에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초반에는 잠잠했다. 첫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났고, 4회 2번째 타석에서는 잘 맞은 타구가 좌익수 윌 벤슨의 수비 범위에 걸려 직선타가 됐다. 하지만 커츠의 진가는 3번째 타석에서 제대로 드러났다.
5회 말 2사 1루에서 타석에 돌아온 커츠는 0-1 카운트에서 신시내티 선발 투수 닉 로돌로의 몸쪽 낮은 패스트볼을 퍼 올렸다. 몸쪽 공임에도 타이밍이 살짝 늦은 듯 좌익수 쪽으로 뜬공이 날아갔다.
그런데 공이 생각보다 오랜 시간 비행하더니 그대로 담장 바깥으로 날아갔다. 비거리 379피트(약 115.5m)의 역전 투런 홈런. 발사각이 38도로 살짝 높은 편이었지만, 타구 속도가 시속 100.5마일(약 161.7km)에 달할 정도로 빨라서 홈런이 됐다. 시즌 32호 홈런.
커츠는 전날(14일)에도 어마어마한 홈런으로 화제를 몰고 온 바 있다. 7-5로 앞선 8회 말 승부에 쐐기를 박는 만루 홈런을 날렸는데, 비거리가 493피트(약 150.3m)에 달했다. 스탯캐스트 도입 이후 애슬레틱스 선수가 쳐낸 가장 큰 홈런이었다. 그런데 하루만에 또 괴력을 발휘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커츠는 7회 말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뒤 브렌트 루커의 투런포(29호)를 틈타 득점을 추가했다. 결국 애슬레틱스가 7-4로 이기며 커츠의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심지어 수비에서도 큰 공을 세웠다. 4회 초 무사 3루에서 윌 벤슨의 타구가 우측으로 빠르게 날아갔다. 그런데 이를 1루수 커츠가 날렵하게 몸을 날려 직선타로 잡아냈다. 커츠가 실점을 막아낸 덕분에 애슬레틱스 선발 투수 루이스 모랄레스는 4회를 실점 없이 넘겼다.

이렇게 매 발걸음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커츠는 2003년생의 어린 선수다. 심지어 드래프트 지명이 지난해 6월, MLB 데뷔는 올해 4월인 신인이다. 그런 선수가 괴력을 발휘하면서 MLB에 신선한 충격을 안기고 있다.
4월 24일 빅리그에 데뷔한 커츠는 5~6월에 걸쳐 타격감을 끌어 올리기 시작하더니, 7월 한 달 동안 11개의 홈런과 OPS 1.433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을 내며 단숨에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특히 7월 26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는 6타수 6안타(4홈런) 6득점 8타점으로 펄펄 날며 MLB 역사상 최초로 신인 선수가 1경기 4홈런을 달성하는 진기록을 남겼다. 애슬레틱스 선수의 1경기 4홈런은 커츠가 처음이다.
이에 ‘집중 견제’가 시작됐다. 커츠는 8월 한 달간 홈런 4개를 추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출루율이 0.471에 달할 정도로 볼넷을 많이 골라냈다. 그러더니 이달 들어 11경기에서 5번이나 대포를 가동하며 장타력이 바짝 올라왔다.

올해 커츠의 성적은 타율 0.298 32홈런 80타점 OPS 1.020으로 훌륭하다. 규정 타석을 못 채우긴 했지만, 400타석 이상 들어선 선수 가운데 커츠보다 OPS가 높은 선수는 MVP 유력 후보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1.125)가 유일하다. 신인왕은 ‘따 놓은 당상’인 셈이다.
만약 커츠가 개막전부터 뛰었다면 산술적으로 49~50개의 홈런을 쳐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저지,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와 나란히 MVP 후보로도 꼽혔을 것이다. 다시 상기하자. 이 선수, 데뷔하고 반년도 안 지난 신인 선수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