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웃는다! 전날 부진 씻고 ‘KK’→통산 4세이브, WBC 합류 기대되네…‘MLB 최강’ 넘어선 오브라이언

[SPORTALKOREA] 한휘 기자= 마무리 투수에게 중요한 ‘회복 탄력성’까지 보여줬다. 이 선수가 태극마크를 다는 모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진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라일리 오브라이언은 15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경기에 등판해 1이닝 1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수확했다.

오브라이언은 팀이 1점 차로 앞선 9회 말 마무리 투수로 출격했다. 블레이크 퍼킨스와 대니 잰슨을 각각 삼진과 땅볼로 잡고 빠르게 아웃 카운트를 쌓았다. 안드루 모나스테리오를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살 프릴릭을 4구 만에 삼진 처리하며 3-2 승리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단순한 1세이브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밀워키는 이날 지고도 올 시즌 91승 59패(승률 0.607)로 MLB에서 유일하게 6할대 승률을 유지 중인 강팀이다. 당장 전날(14일) 오브라이언이 7-4로 앞선 9회 말 출격했으나 아웃 카운트 하나도 못 잡고 2실점 하며 무너진 바 있다.
그런데 불과 하루 만에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전날 ‘방화’의 기억을 빠르게 지웠는지 깔끔한 투구로 밀워키 타자들을 꽁꽁 묶었다. 2루타를 맞았던 프릴릭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이 백미였다.

투구 내용도 인상적이다. 오브라이언은 최고 시속 100마일(약 161km)에 달하는 싱킹 패스트볼이 주력 무기인 선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체력 저하인지 속구 평균 구속이 평상시보다 1마일 정도 낮은 96~7마일(약 154~5km) 선에서 형성되고 있다.
그러자 슬라이더와 커브 비중을 늘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중이다. 이날 오브라이언은 모나스테리오를 상대로 6구 연속 싱커를 던진 것을 빼면 나머지 세 타자를 상대로 단 두 번만 빠른 공을 던졌다. 특히 마지막 타자 프릴릭은 슬라이더와 커브로만 삼진을 솎아냈다.
이렇게 점점 투수로서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오브라이언은 올해 36경기 42⅓이닝 3승 4세이브 평균자책점 2.13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MLB 통산 10⅓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0.45를 기록한 무명의 선수가 30세의 나이로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물론 구속 대비 삼진이 적고 볼넷이 많아 세부 지표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땅볼 투수 특성상 운도 따라준 성적이다. 그럼에도 갈수록 약점을 보완하는 모습이 눈에 띄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오브라이언의 이러한 활약은 한국 야구계에도 좋은 소식이다. 오브라이언은 어머니가 한국 태생의 한국계 미국인인 혼혈 선수다. 미들 네임이 ‘준영’이라는 한국식 이름이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에도 소집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마이너 리그에서는 잘 던져도 빅리그에서 부진했기 때문에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눈에 띄게 발전하면서 대표팀 합류 가능성이 주목받는 모양새다.
오브라이언이 태극마크를 달면 전력이 더욱 탄탄해질 것이다. 대표팀 선발 자원이 비교적 빈약해 ‘벌떼 야구’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인 가운데, MLB 타자들을 상대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선수가 합류한다면 불펜진에 ‘천군만마’가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