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억 FA’ 반전 없고, ‘대전 왕자’에 ‘예비역 사이드암’마저 와르르…불펜 6명 쏟아붓고 진 한화, 이대로 선두 탈환 물…

[SPORTALKOREA] 한휘 기자= 선두 추격에 박차를 가하던 흐름이 끊겼기에, 내용 면에서도 아쉬움이 짙었기에 더 뼈아픈 패배였다.
한화 이글스는 1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10-13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한화의 올 시즌 성적은 76승 3무 53패(승률 0.589)가 됐다.
아쉬운 패배다. 한화는 최근 3연승을 질주하면서 정규시즌 막바지 페이스를 바짝 끌어 올렸다. 선두 LG가 지난 13일까지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하면서 커 보이던 1위와의 격차가 어느덧 2경기 반 차까지 좁혀졌다.
이에 이번 경기를 잡으면 흐름을 이어 LG를 계속해서 긴장하게 만들 수 있었다. 이달 말 LG와의 운명의 3연전도 예고된 상태다. 하지만 이번 패배로 승차가 다시 3경기 반으로 벌어졌다. 10경기 정도만 남은 시점에서 뒤집기 쉽지 않은 격차다.

내용 면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일단 문동주의 투구 내용이 심히 좋지 않았다. 3회까지 3점을 내주며 불안한 모습이 이어지더니 4회에만 안타 5개를 맞고 와르르 무너졌다. 급히 등판한 조동욱이 승계 주자를 불러들여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날 문동주의 투구 기록은 3⅓이닝 9피안타 3탈삼진 8실점. 피홈런과 사사구 하나 없이 안타만으로 무너졌기에 충격이 상당했다. 한 경기 8실점은 지난해 6월 14일 SSG 랜더스전(6이닝 8실점) 이후 처음이다.
문동주와 조동욱이 흔들리면서 한화는 4회까지 무려 9점을 내주고 경기를 어렵게 펼쳐야 했다. 그래도 타선이 힘을 낸 덕분에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가진 않았다. 5회 종료 시점에서의 스코어는 7-10으로 3점 차였다.

그리고 6회가 되자마자 기회가 왔다. 바뀐 투수 김동규를 흔들며 만든 무사 1, 3루 기회에서 폭투를 틈타 득점하며 2점 차까지 쫓은 것이다. 하지만 이어진 상황에서 추가점을 내지 못하면서 흐름이 다시 끊겨버렸다.
폭투 직후 노시환이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다. 채은성이 볼넷으로 출루했으나 하주석이 바뀐 투수 오석주를 상대로 삼진을 당해 2아웃이 됐다. 이재원이 볼넷을 고르며 만루가 됐고, 한화 벤치는 안치홍을 대타로 투입하는 승부수를 띄웠으나 결과는 중견수 뜬공이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옵션 포함 최대 6년 72억 원에 계약한 안치홍은 올해 60경기 타율 0.167 1홈런 15타점 OPS 0.446으로 최악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그럼에도 경험을 살리고자 이달 들어 1군에 복귀했으나 반전은 없다. 월간 7타수 1안타로 큰 힘이 되지 못한다.
안치홍 말고도 대타로 쓸 자원이 있었기에 더 아쉬움이 남았다. 특히 결과론이라고는 하나 안치홍 대신 대수비로 투입된 이진영이 9회에 추격의 투런 홈런(10호)을 터뜨리면서 더욱 비교됐다.

만루 기회를 놓친 한화는 9회 초 강재민이 임병욱에게 솔로포(2호)를 맞는 등 피안타 5개를 기록하고 3점을 헌납하며 승기를 완전히 내줬다. 이날 무너지면서 강재민은 1군 복귀 후 치른 3경기 가운데 2경기에서 실점을 허용하게 됐다.
현역으로 군 생활을 마치고 지난 8월 전역한 강재민은 2군에서 몸을 만들다가 이달 들어 1군에 합류했다. 군 복무 전 팀의 필승조로 활약한 만큼 기대를 모았지만, 3경기 평균자책점 12.00(3이닝 4실점)으로 아직 감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들의 부진 속에 한화는 불펜 투수 6명을 동원하고도 키움의 ‘고춧가루’를 피할 수 없었다. 8연전이라는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라 불펜의 부담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이대로 선두 탈환의 꿈은 사라지고 마는 걸까.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