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자마자 ‘143m’ 홈런 실화? MVP 확률 1위 탈환한 이유 있네…‘56경기 연속 안타’ 전설도 넘어섰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아메리칸리그(MLB) MVP 수상 확률 1위를 되찾은 이유를 제대로 보여 주는 한 방이었다.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부터 방망이가 매섭게 돌아갔다.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저지는 보스턴 선발 투수 루카스 지올리토의 2구 패스트볼을 통타했다. 좌중간으로 날아간 타구는 그대로 그린 몬스터를 한참 위로 지나 경기장 바깥으로 사라졌다. 시즌 47호 홈런.
타구 속도 시속 112.6마일(약 181km), 비거리 468피트(약 143m)라는 초대형 홈런이었다. 양키스는 이 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했고, 3회 저지의 볼넷 출루 후 상대 포수 타격 방해와 코디 벨린저의 적시타를 묶어 한 점을 더 냈다.
저지는 7회 초 고의4구를 얻은 것을 제외하면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래도 첫 타석 홈런 포함 3번의 출루로 제 몫은 충분히 했다. 양키스도 4-1로 이기면서 시즌 82승(65패)째를 거두고 보스턴(81승 67패)의 추격을 1경기 반 차로 따돌렸다.

이 홈런으로 저지는 여러 굵직한 기록도 세웠다. 먼저 양키스 소속으로만 통산 362번째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경기 전까지 ‘56경기 연속 안타’라는 대기록을 남긴 조 디마지오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는데, 이 홈런으로 그를 제친 것이다.
저지는 양키스 역대 통산 홈런 4위에 자리했다. 저지 위에는 ‘야구의 상징’ 베이브 루스(659홈런)와 ‘역대 최고의 스위치 히터’ 미키 맨틀(536홈런), 그리고 ‘철인’ 루 게릭(493홈런)까지 단 3명 만이 존재한다.
아울러 이 홈런을 올 시즌 저지가 1회에 쳐낸 19번째 홈런이다. 이로써 2001년 알렉스 로드리게스(당시 텍사스 레인저스)를 제치고 MLB 역사상 1회에 가장 많은 홈런을 쳐낸 선수로 올라섰다. 특정 이닝에 홈런 19개를 쳐낸 것 역시 MLB 최고 기록.
이번 홈런으로 저지는 MVP 2연패를 향한 길도 더욱 밝힐 수 있게 됐다. 저지는 지난달 24경기에서 타율 0.241 6홈런 12타점 OPS 0.923을 기록했다. 분명 훌륭한 성적임에도 저지의 그간 성적에 비하면 페이스가 한풀 꺾인 편이었다.

그 사이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가 매섭게 치고 나왔다. 랄리는 지난달 26일 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을 기록한 포수가 됐다. 이러한 활약에 여러 전문가가 저지가 아닌 랄리의 MVP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그런데 9월 들어 랄리의 페이스가 꺾인 사이 저지가 맹타를 휘두르며 평가가 다시 뒤집혔다. 최근 ‘ESPN’과 ‘폭스스포츠’ 등 현지 매체에서 전망한 MVP 수상 확률에서 저지가 랄리를 제친 것이다.

저지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323 47홈런 101타점 OPS 1.117로 어마어마하다. 랄리는 타율 0.241 53홈런 113타점 OPS 0.928이다. 홈런과 타점은 랄리의 우위지만, 그 외 지표는 저지가 넉넉히 랄리를 제친다.
그럼에도 포수 50홈런의 상징성과 수비 공헌도 등으로 랄리가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저지가 타격 완성도를 더욱 끌어 올리며 이야기가 달라지는 모양새다. 이 흐름대로라면 저지의 2연패 가능성이 랄리의 MVP 수상 확률보다 더 커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