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격’ 지구 최강 1선발이 45구만 던지고 옆구리 부여잡고 내려갔다…시즌 막판 ‘사이 영 레이스’에 변수 되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사이 영 상 수상이 매우 유력했던 ‘지구 최강 1선발’이 50구도 못 채우고 마운드를 내려가면서 모두에게 충격을 안겼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타릭 스쿠발은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3⅓이닝 4피안타(2피홈런) 1사구 2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부터 1사 후 아구스틴 라미레스에게 선제 솔로포(20호)를 맞았다. 2회에도 에리베르토 에르난데스에게 솔로 홈런(8호)을 맞더니, 2루타와 몸에 맞는 공에 이어 하비에르 사노하의 땅볼 때 한 점이 더 나왔다. 그나마 3회는 삼자범퇴로 잘 막아냈다.
문제의 상황은 4회에 나왔다. 선두 타자 에르난데스를 내야 안타로 내보낸 후 에릭 와가먼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다. 그런데 투구 이후 스쿠발은 무언가 불편한 듯 옆구리 쪽을 만졌다. 트레이너가 올라와 스쿠발의 상태를 점검했고, 벤치의 결정은 강판이었다.
이 시점에서 스쿠발의 투구 수는 고작 45개. 급히 올라온 라파엘 몬테로가 사노하에게 1타점 2루타를 맞고 승계 주자를 불러들이며 스쿠발의 실점은 4점으로 늘어났다. 경기도 디트로이트의 2-8 패배로 끝나며 패배가 기록됐다.

디트로이트에 단순한 1패 이상의 충격을 안긴 경기였다. 아메리칸리그(AL) 중부지구 1위가 매우 유력해진 상황에서 패전은 감당할 수 있지만, ‘에이스’가 옆구리를 부여잡고 50개의 공도 못 던진 채 경기를 마친 것은 타격이 크다.
스쿠발은 현재 아메리칸리그(AL) 최고의 투수이자 리그 최고 수준의 좌완 투수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선수다. 부상에서 돌아온 2023시즌 잠재력을 터뜨릴 기미를 보이더니, 지난해부터 제대로 각성하면서 디트로이트의 반등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스쿠발은 31경기 192이닝 18승 4패 평균자책점 2.39 228탈삼진으로 투수 트리플크라운(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 3관왕)을 달성했다. 당연히 AL 사이 영 상도 그의 차지였다.
올해도 눈부신 투구를 펼쳐 왔다. 이날 4실점으로 부진했음에도 시즌 성적이 29경기 183⅓이닝 13승 5패 평균자책점 2.26 224탈삼진으로 훌륭하다. 다승만 공동 4위일 뿐 평균자책점 1위, 탈삼진 2위로 지표 최상위권을 달린다.

이에 사이 영 상 2연패 가능성도 커졌다. 지난 3일 MLB.com이 전문가 패널 3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모의 투표에서 스쿠발은 1위표 33장을 쓸어 담았다. 1968~1969년 데니 맥클레인 이후 처음으로 디트로이트 선수의 ‘2연패’에 도전하고 있었는데, 뜻밖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스쿠발 본인은 몸 상태를 나쁘지 않게 봤다. “(검진 결과는) 낙관적일 것”이라면서 “커리어에서 이렇게 자진해서 경기를 마친 것은 처음이다. 우려할 만하다. 하지만 트레이너들과 만나고 몸을 움직여 봤을 때 큰 문제는 없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만일 부상이 길어지면 사이 영 상 레이스는 안갯속으로 빠질 것이다. 탈삼진 선두를 달리는 보스턴 레드삭스의 ‘좌완 에이스’ 개럿 크로셰가 호시탐탐 선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스쿠발의 이번 조기 강판이 막판 변수가 될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