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에서만 무려 11시즌' 사카이 사라의 새로운 도전

[SPORTALKOREA=천안] 이정엽 기자= 지난 2024~25시즌 여자프로농구(WKBL)는 처음으로 아시아쿼터 제도를 도입했다. 일본 국적의 선수들이 문을 두드렸고, 이들은 팀의 주축으로 활약하며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선수는 KB 스타즈의 나가타 모에였다. 지난해 아사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선택을 받았던 모에는 정규리그에서 30경기를 모두 뛰며 12.9득점 6.2리바운드 3.1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아시아쿼터 상을 받기도 했다. KB는 모에 덕분에 4강 진출에 성공하는 등 팀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
KB는 모에와의 동행을 원했으나 WKBL이 드래프트 당시 재계약에 대한 조항을 만들지 않아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같은 이유로 모에를 대신해 선택한 선수는 베테랑 가드 사카이 사라다.

1995년생인 사라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일본 아이신에서 활약했다. 무려 11년간 같은 유니폼을 입고 일본 성인 무대를 누볐던 그는 리그에서도 인정을 받는 선수였다.
안정적인 생활에도 사라는 도전을 택했다. 그는 "한 팀에 정말 오랫동안 있었고, 이제는 다른 환경에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라며 "여러 방면으로 고민하고 있었는데, 한국 아시아쿼터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새로운 타이밍에 다시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고 계기를 들려줬다.
처음 맞이하는 외국 생활. 사라도 평범한 사람답게 불안감을 갖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하지만 좋은 팀원들과 쾌활한 그의 성격 덕분에 금세 팀에 녹아들었다. 그는 "불안함이 있었는데 지금은 생각보다 크진 않은 것 같다"라며 "김완수 감독님도 그렇고 선수들, 코칭 스태프, 모두 정말 소통이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분위기도 너무 좋고 그래서 왜 KB가 강팀인지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라는 지난 7일 막을 내린 박신자컵 무대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6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5.7득점 4.7어시스트 4.2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허예은과 주로 2가드를 이루며 메인 볼핸들러와 서브를 오갔다. 일본 무대에서는 단 한 번도 겪지 못했던 시스템이었지만, 그는 팀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사라는 "제가 좀 긴장을 많이 하는 스타일인데, 첫 무대라 긴장이 많이 됐다"라며 "신한은행 전부터 슛이 좀 많이 안 들어가서 아쉬웠다"고 대회 총평을 이야기했다. 이어 "잘 못해도 강이슬, 허예은 등 팀원들이 다독거려주는 부분이 너무 좋았다"고 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사라의 말대로 이번 박신자컵에서 그의 명확한 약점이 드러났다. 3점슛 성공률이 13.6%밖에 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슛의 타점이 낮고 포물선 각도가 낮게 나오다 보니 상대 수비의 블락에 걸리는 경우도 종종 나타났다. 이에 사라는 박신자컵 도중 자진해서 추가 연습에 나서기도 했다.
사라는 "무엇이 부족한지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프로 마인드라고 생각한다"라며 "아직 슛 성공률이 많이 부족한데, 한국에서 꼭 슛 성공률을 올리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렇다면 11년차 베테랑 가드가 본 팀 동료 허예은은 어땠을까? 사라는 "예은이는 정말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며 "자신이 득점을 해서 팀 동료들을 이끌어가려는 리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러나 "밖에서는 정말 귀여운 아이"라며 허예은의 또 다른 매력을 언급했다.
약 2주 뒤 일본 시즈오카로 전지훈련을 가는 KB는 오는 11월 16일부터 시작하는 정규시즌에 맞춰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12일부터는 박지수도 정상적으로 훈련에 참여했으며, 염윤아, 나윤정도 재활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사라 역시 정규시즌에 대한 기대감이 남다르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부상 없이 모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이라며 "지난해 모에가 아시아쿼터 MVP를 받아서 부담이 약간 있기는 한데, 저도 잘하면 MVP 같은 상이 따라오지 않을까"라고 목표를 밝혔다. 이어 "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사진=W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