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트라이트를 즐기며, 큰 경기를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투수 최고 유망주 대신 다저스에서 버림받은 WS …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지난 1일 메이저리그(MLB)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발표됐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방출당해 갈 곳을 잃었던 워커 뷸러가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이 높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이적한다는 내용이었다.
뷸러는 메디슨 범가너를 잇는 명실상부 현역 최고의 '빅 게임 피처'다. 통산 가을야구에서만 19경기에 나서 4승 4패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특히 3번의 월드시리즈에선 무려 19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만 기록하는 괴력을 선보였다. 뷸러와 함께 LA 다저스는 월드시리즈를 2차례나 우승했다.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의 영광을 위해 필라델피아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잭 윌러가 큰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 상황. 크리스토퍼 산체스, 레인저 수아레스, 헤수스 러자르도, 애런 놀라 등 탄탄한 선발진을 갖췄으며, 팀 내 마이너리그에는 최고의 선발 유망주 앤드류 페인터가 대기하고 있으나 뷸러를 영입해 뎁스를 보강했다.
롭 톰슨 필리스 감독과 데이브 돔브로스키 야구 운영 부문 사장, 케일럽 코덤 투수 코치는 보스턴에서 방출당한 뷸러를 영입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곧바로 전화 통화를 했다. 뷸러는 이에 감동했다. 그는 "정말 큰 의미였다"라며 "보통 그런 과정은 에이전트와 구단 관계자 한 명 사이에서 진행된다"라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었고, 그 많은 분들이 나를 위해 시간을 내서 참여해 줬다는 부분은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톰슨 감독은 뷸러를 영입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뷸러는 스포트라이트를 즐기고 큰 경기를 부담스러워하지 않으며 이미 이러한 무대에서 경험이 있는 것이 엄청난 장점"이라며 "우리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해야 하고 뷸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뷸러는 필리스에 온 이유를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프시즌에 여기에 올 가능성에 대해 몇 차례 대화를 나눴지만, 모두가 원했던 방식으로 이뤄지진 않았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 팀은 내가 잘하든 못하든 우승할 만한 실력을 갖추고 있다"라고 필리스에 대해 평가했다. 또 "우승을 가르는 가장 큰 요소는 재능"이라며 "우리 팀은 충분히 그 재능을 갖고 있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뷸러는 오는 13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서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선발 데뷔전을 갖는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