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 옆에 이런 선수 있었다니, 랄리·저지 다음은 ‘03년생 3루수’…18년 만의 구단 신기록 경신도 ‘가시권’

[SPORTALKOREA] 한휘 기자= 칼 랄리(시애틀 매리너스)와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의 뒤를 이어 아메리칸리그(AL) 홈런 순위표를 장식하는 선수는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옆에 있던 젊은 3루수다.
탬파베이 레이스 주니오르 카미네로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타자-3루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첫 타석부터 좌익수 왼쪽으로 굴러가는 2루타를 때려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까지 이어지진 않았으나 성공적으로 타격감을 조율했고, 이는 머지 않아 돌아왔다. 카미네로는 팀이 2-6으로 밀리던 5회 초 2사 1루 상황에서 3번째 타석에 섰다.
카미네로는 1-0 카운트에서 좌완 브랜든 아이서트의 바깥쪽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제대로 뻗은 타구는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떨어졌다. 타구 속도 시속 99.5마일(약 160.1km), 비거리 368피트(약 112.2m)의 시즌 42호 투런 홈런.
바깥쪽 공을 억지로 당겨쳤음에도 홈런이 나왔다는 점에서 카미네로의 가공할 힘을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 탬파베이는 끝내 따라잡지 못하고 5-6 1점 차로 졌으나 카미네로는 제 몫을 했다.

2003년생의 어린 선수인 카미네로는 2023년 만 20세의 나이로 일찌감치 MLB 데뷔에 성공한 ‘될성부른 떡잎’이다. 2024시즌을 앞두고는 현지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가 선정한 전체 유망주 순위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첫 2시즌 동안 도합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6 7홈런 25타점 OPS 0.708로 평범한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올 시즌 개막전부터 주전 3루수로 낙점되며 꾸준히 기회를 받았고, 그 결과 날이 갈수록 성적이 좋아지고 있다.
카미네로의 올 시즌 성적은 타율 0.263 42홈런 105타점 OPS 0.844다. 출루율이 0.302로 낮은 탓에 겉보기 대비 실질 생산성이 다소 아쉽지만, 그럼에도 장타력이 워낙 빼어난 덕에 충분히 제 몫은 하고 있다.
이러한 활약 덕에 추천 선수로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에도 선정됐고, 홈런 더비에 출전해 랄리와 접전을 펼치며 준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더니 8월에만 홈런 12개를 때려내고 MLB 이달의 팀에도 이름을 올리며 쾌조의 기세로 달리고 있다.

42개의 홈런은 랄리(53홈런)와 저지(44홈런)에 이은 AL 3위에 해당하는 호성적이다. 시즌 중 내셔널리그(NL)에서 AL로 넘어온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시애틀·45홈런)를 포함해도 4위다. 나이를 생각하면 경이로운 수준.
카미네로는 탬파베이 구단 27년 역사상 최고 기록에도 도전한다. 이미 2016년 에반 롱고리아가 세운 우타자 최다 홈런 기록인 36개는 진작에 경신했고, 이제 구단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을 바라본다.
탬파베이 구단 최고 기록은 데블레이스 시절이던 2007년 카를로스 페냐가 쳐낸 46개의 홈런이다. 앞으로 4개를 더 때려내면 타이기록, 5개를 더 치면 신기록이다. 22세의 어린 선수의 인상적인 시즌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