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가 없는 타석’ 이정후, 어떻게 올린 2할7푼인데... 4땅볼로 하루 만에 2할6푼 추락, 1사 2·3루 찬스서도 땅볼 …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영양가 있는 타석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지난 9일(한국시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1차전서 시즌 8호 홈런을 날린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필요한 순간에 한방과 무사 만루를 만드는 번트로 영양가 만점 타격을 보여줬다.
당시 샌프란시스코는 2회 초 애리조나에 3점을 내주며 경기가 불리하게 흘러갔다. 분위기를 뒤집은 건 이정후였다. 2회 말 1사 1루, 이정후가 선발 네빌 크리스맷의 커브를 퍼 올려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포를 터뜨렸다. 쫓아가야 하는 상황에서 나온 한 방으로 샌프란시스코는 순식간에 1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이정후는 6회 말 4-4 균형을 깨는 센스 있는 한 수를 더했다. 무사 1·2루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해 상대 수비를 흔든 것. 포수 가브리엘 모레노가 급히 달려 나왔지만, 빠른 발을 의식하다가 결국 공을 놓쳤다. 이정후의 번트로 무사 만루 찬스를 만든 샌프란시스코는 크리스천 코스의 우익수 방면 2루타, 패트릭 베일리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엘리오트 라모스의 좌중월 투런포로 단숨에 5점을 올리며 승기를 잡았다. 이정후는 베일리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득점까지 보탰다.
4타수 3안타로 펄펄 난 이정후는 매 타석 ‘알토란’ 활약을 펼치며 팀의 11-5 완승을 견인했다.

지난 10일 애틀랜타와의 2차전에서는 3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팀 공격의 흐름을 살린 값진 한 타였다. 팀이 3-1로 앞선 4회 무사 2루에서 6구 승부 끝에 2루 베이스 쪽으로 깊숙한 땅볼을 만들며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이정후의 타구로 무사 1·3루가 이어졌고, 샌프란시스코는 후속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해 격차를 벌렸다.
이날 역시 팀은 5-3으로 승리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타율은 0.271을 유지했다.

그리고 11일 펼쳐진 애리조나 3차전. 7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정후는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네 차례 타석에서 모두 내야 땅볼로 물러났다. 이정후가 이날 4타석에서 땅볼 4개를 기록하는 동안 상대한 총 투구 수는 고작 9개(2개-1개-2개-4개)에 불과했다.
이정후는 0-4로 뒤진 2회 초 2사, 애리조나 좌완 선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볼카운트 0-1에서 바깥쪽 커브를 건드렸다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5회 1사 1루에서는 로드리게스의 초구를 공략했다가 다시 한번 유격수 땅볼 아웃. 8회 선두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우완 불펜 제이크 우드퍼드를 상대로 단 2구 만에 1루 땅볼로 물러났다.
9회 마지막 타석이 특히 아쉬웠다. 2-5로 추격하던 9회 1사 2·3루, 절호의 찬스에서 이정후가 타석에 섰다. 볼카운트 2-1에서 불펜 앤드루 살프랭크의 4구째를 공략했지만, 타구는 2루수 정면으로 향한 땅볼. 추가 득점 없이 물러나며 득점 기회가 무산됐다.

이정후의 땅볼로 3루 주자가 홈 베이스를 밟아 1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이정후는 타격 직후 고개를 숙이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팀은 3-5로 패했다.
결국 생산성 없는 범타 행렬 속에 이정후의 타율은 하루 새 2할 6푼으로 떨어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