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난’ 다저스도 버린 데는 이유가 있다, ‘사구-볼넷-볼넷-볼넷’ 충격 부진…2년 전 올스타 마무리가 이렇게 망가지다니

[SPORTALKOREA] 한휘 기자= 불펜 투수 한 명 한 명이 귀중한 LA 다저스조차도 미련 없이 포기한 데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알렉시스 디아스는 지난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의 홈 경기에 등판했으나 ⅔이닝 4사사구 1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디아스는 팀이 1-2로 밀리던 8회 초 출격했다. 점수 차가 더 커지지 않도록 해야 했지만, 디아스는 1사 후 급격히 흔들렸다. 피트 크로우암스트롱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후 도루까지 허용하더니 니코 호너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카슨 켈리를 삼진으로 잡고 한숨 돌리는 듯했지만, 디아스의 제구 불안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윌리 카스트로를 상대로 1-2 카운트에서 볼넷을 헌납하더니, 댄스비 스완슨에게도 터무니없는 볼만 던지다가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다.
디아스가 허망하게 한 점을 더 내주자, 애틀랜타 벤치는 부랴부랴 코너 시볼드를 투입했다. 맷 쇼의 적시타에 이은 중견수 마이클 해리스 2세의 송구 실책이 겹쳤다. 주자 3명이 전부 홈을 밟았다.
결국 애틀랜타는 8회에만 4점을 헌납해 승기를 완전히 넘겨줬다. 결국 경기 결과는 1-6 패배로 끝났다. 디아스의 8회 투입은 완벽한 패착으로 돌아갔다.

이날 등판은 디아스의 애틀랜타 데뷔전이었다. 디아스는 지난 5일 다저스에서 양도지명(DFA) 조처된 후 8일 애틀랜타의 웨이버 클레임을 받았다. 유니폼을 갈아입고 곧바로 로스터에 합류해 컵스를 상대로 첫 등판을 가졌는데, 최악의 첫인상을 남긴 꼴이 됐다.
사실 디아스는 올해만 벌써 2번이나 팀을 옮겼다. 신시내티에서 시즌을 시작했으나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12.00(6이닝 8실점)이라는 끔찍한 부진에 시달렸다. 결국 얼마 못 가 마이너 리그로 밀려났다가 5월 30일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불펜난이 심각한 다저스의 ‘고육지책’이었다. 당시 다저스는 주요 불펜 투수들의 동반 부상과 부진이 겹쳐 마운드 운용에 어려움을 겪던 차였다. 하지만 디아스도 빅리그로 당장 합류할 구위는 아니라 마이너에서 조정을 거쳤다.

디아스는 7월이 되어서야 다저스 데뷔전을 가졌다. 하지만 여기서도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2달 동안 9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5.00(9이닝 5실점)으로 별다른 보탬이 못 됐다. 결국 불펜진이 불안한 다저스조차 디아스를 포기했다.
애틀랜타의 부름을 받아 간신히 빅리거 신분을 유지한 디아스지만, 첫 경기부터 심각하게 흔들리면서 향후 전망은 어두워졌다. 신시내티에서도 6이닝 동안 사사구 7개를 내줄 정도로 발목을 잡은 제구가 애틀랜타에 와서도 ‘아킬레스건’으로 남은 모양새다.


이렇게 끔찍한 부진에 시달리는 디아스지만,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촉망받는 젊은 투수였다. 2022년 데뷔와 동시에 59경기 7승 3패 10세이브 평균자책점 1.84로 호투, 형 에드윈 디아스(뉴욕 메츠)의 명성을 이어 특급 불펜으로 도약하리라는 기대를 모았다.
2023시즌에는 풀타임 마무리 투수로 71경기에 등판해 9승 6패 37세이브(3블론) 평균자책점 3.07로 나쁘지 않은 성과를 냈다. 올스타에도 선정되면서 탄탄대로를 걸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지난해 평균자책점이 3.99로 급등하고 세이브 개수도 28개에 그치며 불안감을 남기더니, 올해는 리그 최악의 불펜 투수로 전락하며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과연 ‘초고속 몰락’을 딛고 반등할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