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쿠바산 100마일 미사일도 통하지 않았다...끝내기 안타에 17G 연속 무피안타 행진 중단+패전 투수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보스턴 레드삭스의 아롤디스 채프먼의 17경기 연속 무피안타 행진이 중단 됐다.
채프먼은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 수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애슬레틱스 원정 경기에서 9회 말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아롤디스 채프먼도 결국 인간이었다. 7월 27일 이후 14⅔이닝에 걸쳐 17경기 연속 안타를 허용하지 않았던 대기록이 무너졌다. 4-4 동점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른 채프먼은 9회 선두타자 셰이 랭글리어스가 좌중간 2루타를 치면서 무안타 행진이 끊겼다.
후속 브렌트 루커는 시속 99.4마일(약 160.0km) 싱커를 던져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그 사이 랭글리어스는 3루까지 진루했다. 계속된 1사 3루서 로렌스 버틀러를 상대했다. 채프먼은 볼카운트 1-2에서 한가운데 패스트볼로 승부를 던졌다. 시속 100.2마일(약 161.3km)에 달하는 강속구였다. 그러나 버틀러가 힘껏 밀어쳐 내야를 뚫는 좌전 끝내기 안타를 작렬했다.

이날 ⅓이닝 2피안타 1실점을 기록한 채프먼은 평균자책점 직전 0.98에서 1.14로 상승했다. 올 시즌 성적은 61경기 55⅓이닝 4승 3패, 29세이브(2 블론세이브) 4홀드 81탈삼진. 아메리칸리그 세이브 부문 단독 4위다.
AL에서 10세이브 이상을 올린 투수 가운데 채프먼의 평균자책점이 가장 낮다. 이 흐름을 이어간다면, 최고의 마무리 투수에게 수여되는 ‘마리아노 리베라 상’ 수상 가능성도 충분하다.
채프먼은 올해 4년 만에 다시 올스타에 선정되는 등 데뷔 후 최고라고 불러도 모자람 없는 한 해를 보인다. 특히 데뷔 이래 9이닝당 볼넷(BB/9)이 3~5개 수준에 머물던 그가 올 시즌 2.3개로 낮추며 제구가 눈에 띄게 안정된 점이 반등의 핵심 동력이다.
통산 363세이브로 현역 세이브 3위에 올라 있는 채프먼은 이제 역사상 9번째 400세이브 고지까지 정조준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8경기 61⅔이닝 5승 5패, 14세이브(블론 5) 22홀드, 평균자책점 3.79로 부진했지만, 올 시즌 완벽히 반등하며 아득해 보이던 400세이브가 현실적인 목표로 다가왔다.

올해로 37세를 맞이한 노장 채프먼은 '시간을 거스르는' 활약으로 커리어 하이에 버금가는 모습을 다시 선보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