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김하성·김혜성’ 전부 못 해본 141m 대형 홈런, 태극마크 후보한테서 터졌다! 불방망이 휘두르는 ‘한국계’ 레프스나…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혜성(LA 다저스)까지 여러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MLB) 무대를 누비고 있지만, 가장 타격감이 좋은 선수는 이 셋이 아닌 ‘김정태’다.
보스턴 레드삭스 롭 레프스나이더는 1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크라멘토의 서터 헬스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애슬레틱스와의 원정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첫 타석부터 한 방을 제대로 날렸다. 무사 2, 3루 기회에서 애슬레틱스 선발 투수 제프리 스프링스의 5구 몸쪽 높은 패스트볼을 기다렸다는 듯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가 나왔다. 그대로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타구 속도 시속 109.9마일(약 176.9km)에 발사각도는 33도였다. 이상적인 속도와 발사각에서 예상할 수 있듯 어마어마한 비거리가 기록됐다. 무려 461피트(약 141.1m)였다. 레프스나이더의 펀치력을 보여주는 장타가 터졌다.
이 홈런 덕에 보스턴은 선취점을 뽑은 직후 추가점을 3점이나 내며 4-0으로 앞서갈 수 있었다. 이어 7회 초에도 선두 타자로 나서서 시속 106.8마일(약 171.9km)짜리 총알 타구로 중전 안타를 추가했다. 레프스나이더의 활약을 앞세워 보스턴은 6-0 승리를 수확했다.

레프스나이더는 대표적인 ‘한국계 빅리거’로도 유명하다. 1991년 서울에서 태어나 ‘김정태’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5개월 만에 미국으로 입양돼 미국에서 자랐다. 2012 MLB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뉴욕 양키스에 지명됐고, 2015년 데뷔에도 성공했다.
유틸리티 백업 선수로 가늘고 길게 선수 생활을 잇던 레프스나이더는 2022시즌을 앞두고 계약한 보스턴에 정착했다. 입단 첫 해 57경기에서 OPS 0.881로 선전한 것이 계기였다. 이를 기점으로 보스턴과 꾸준히 연장 계약을 맺고 있다.
좌완 투수 상대 ‘플래툰 요원’으로 주로 나서기 때문에 출전 횟수가 많지는 않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출장과 타석 수를 기록한 지난해에도 93경기 307타석을 소화하는 데 그쳤다. 그래도 타율 0.283 11홈런 40타점 OPS 0.830으로 충분히 제 몫은 했다.
올해도 레프스나이더의 활약은 이어진다. 61경기 타율 0.281 8홈런 27타점 OPS 0.861로 훌륭하다. 좌완 투수 상대로는 타율 0.312 7홈런 25타점 OPS 0.986으로 가히 ‘저승사자’ 수준이다.

순수 타격만 놓고 봤을 때 레프스나이더보다 잘하는 한국인 선수가 없을 정도다. 최근 타격감이 좋은 이정후도 타율 0.271에 OPS 0.751 정도다. 김하성(타율 0.222 OPS 0.625)이나 김혜성(타율 0.287 OPS 0.703)과도 격차가 크다.
더구나 이번에 기록한 461피트짜리 대형 홈런도 의미가 있다. 현역 한국인 빅리거 가운데 MLB 무대에서 이 정도로 큰 홈런을 날려본 선수가 없다. 그나마 큰 타구를 날려본 김하성도 430피트(약 131m)의 벽은 넘어서지 못했다.

이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합류 여부도 눈길이 간다. 레프스나이더는 미국 국적자지만, 출생지가 한국이라 한국 대표팀에 승선할 수 있다. 현재 레프스나이더의 기량이라면 한국 대표팀에 정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대회 때도 소집을 시도해 예비 명단까지 포함된 바 있다. 아쉽게도 자녀 출산이 임박해 최종 엔트리 승선은 불발됐다. 만약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된다면 토미 에드먼(LA 다저스)에 이어 사상 2번째 한국계 외국인 국가대표 타이틀을 얻게 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