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하다”·“배에 한 대 맞은 기분” 854일 만에 돌아왔는데, 2경기 만에 팔꿈치가…1⅔이닝 만에 강판당한 15승 투수

[SPORTALKOREA] 한휘 기자= 2년 넘는 공백을 깨고 돌아와 승리를 따냈건만, 불과 2경기 만에 또다시 부상 악령에 사로잡히고 말았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 센터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⅔이닝 2사사구 1탈삼진을 기록하고 일찍 마운드를 내려갔다.

초반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경기 시작 후 5타자 연속으로 범타를 기록하며 호투했다. 그런데 애디슨 바저를 상대로 초구에 몸에 맞는 공을 내주더니, 이어 어니 클레멘트를 상대로 3구를 던진 뒤 덕아웃을 향해 사인을 보냈다.
가르시아는 오른쪽 팔꿈치를 가리켰다.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과 트레이너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잠깐의 논의 후 가르시아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AJ 블루바가 급하게 가르시아를 대신해 마운드를 넘겨받았다.
이날 휴스턴은 3-1로 앞서던 경기를 9회 말 동점을 내준 뒤 10회 끝내기 안타까지 맞으며 3-4로 뒤집히는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여기에 가르시아의 이른 부상 교체라는 악재가 겹치며 휴스턴은 너무나도 침울한 하루를 보내야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가르시아는 2020년 휴스턴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이듬해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르더니, 2022시즌에는 15승을 거두고 팀의 월드 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태며 듬직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3년 5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더니 마운드를 내려갔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끝내 수술대에 올랐다.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장기간 결장하게 됐다.
안타깝게도 이제 시작이었다. 재활을 진행한 가르시아는 2024년 6월 마이너 리그 재활 등판에 나섰으나 단 2경기 2⅓이닝만 던지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등판을 중단했다. 결국 8월부터 기약 없는 회복 절차로 돌아갔다.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에 발맞춰 복귀를 타진했으나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 그럼에도 포기 없이 회복에 매진했고, 지난 2일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를 통해 854일 만에 MLB 복귀전을 치렀다.

긴 공백의 여파로 구속은 좋지 않았다. 수술 전 시속 93~94마일(약 150~151km)이었던 속구 평균 구속이 시속 91.4마일(약 147km)로 떨어졌다. 하지만 다양한 투구 레퍼토리를 앞세워 6이닝 3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을 기록하고 무려 860일 만에 승리 투수가 됐다.
이에 부상 등으로 조금씩 균열이 나고 있는 휴스턴 마운드에 적잖은 힘이 되리라 여겨졌다. 하지만 복귀 후 불과 2경기 만에 다시금 팔꿈치에 이상을 호소하면서 휴스턴은 충격에 빠졌다.

에스파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배에 한 대 맞은 기분”이라며 “가르시아는 복귀를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 그가 우리를 불러서 팔꿈치를 가리키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말 힘겨웠다. 가르시아의 공백은 그는 물론이고 팀에게도 큰 타격”이라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팀의 베테랑이자 데뷔 시즌을 함께 했던 카를로스 코레아도 “끔찍하다”라며 “보고 싶지 않은 일이었다. 가르시아는 이제야 돌아왔고 저번 등판에서 정말 잘 던졌다. 상태를 확인해 봐야겠지만, (다친) 그 모습을 보는 것이 너무 절망스럽다”라고 한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