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줄줄 ‘미친 수비’로 손흥민 무관 탈출 1등 공신… 판 더 펜, 등번호 37번에 숨은 사연 “죽은 절친 위한 번호”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2024/25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 홋스퍼FC의 우승 주역으로 활약한 미키 판 더 펜의 등번호 37번에는 특별하면서도 슬픈 사연이 담겨 있었다.
9일(한국시간) 토트넘 공식 유튜브에는 약 25분 분량의 판 더 펜 인터뷰 영상이 공개됐다. 빠른 발과 넓은 커버 범위를 자랑하는 네덜란드 국가대표 수비수 판 더 펜은 2023년 VfL 볼프스부르크를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3/24시즌 그는 41경기 1골 3도움으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며 안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의 핵심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이어진 2024/25시즌에도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했음에도 불구하고 22경기에서 2도움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증명했다.

판 더 펜은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더 오래 뛸 거라 생각했지만, 토트넘 같은 클럽의 제안을 거절할 수는 없었다. 구단과 대화를 나누며 ‘이곳에서 성장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훈련 이틀 만에 브렌트퍼드전에 선발로 나섰고, 놀라움과 동시에 자신감을 얻었다. 팀 동료들도 따뜻하게 맞아줘 곧바로 가족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이적 당시를 떠올렸다.
특히 그는 지난 5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토트넘이 17년 만에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한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결정적 장면을 만들어냈다. 후반 23분 라스무스 호일룬의 위협적인 헤더 슈팅을 몸을 날려 막아내며 위기를 구한 것.

팬들 역시 지금도 이 장면을 기억한다. 판 더 펜은 “길에서 팬들을 만나면 ‘그때 고마웠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며 웃었다.
그리고 그의 등번호 37번에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이 깃들어 있다. 판 더 펜은 “어릴 때 세상을 떠난 절친이 가장 좋아하던 숫자가 37이었다. 토트넘에서 그 번호를 보자마자 ‘이거다’라고 직감했다. 첫 트로피를 37번과 함께 들어 올린 순간, 그 약속이 현실이 됐다고 느꼈다. 지금도 그 친구가 자랑스러워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판 더 펜은 "지난 시즌은 힘들었지만, 트로피로 마무리하면서 긍정적인 기운을 이어갈 수 있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은 열정적이고, 전술적으로도 팀에 분명한 색깔을 불어넣고 있다"며 "시즌 초반부터 우리 팀이 위험한 상대가 될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고 생각한다"라고 이번 시즌 프랑크 감독 체제하에서 분위기가 좋음을 강조했다.
사진= The Spurs Express,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 홋스퍼F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