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 회장은 '신사협정' 깼지만… 케인은 사임 소식에 따뜻한 진심 전했다 "훌륭한 회장이었어, 그의 앞날에 행운 있길…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토트넘 홋스퍼FC 시절 갈등을 겪었던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다니엘 레비 전 회장의 사임 소식에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공식 발표를 통해 “다니엘 레비 회장이 사임했다. 지난 25년 동안 구단은 끊임없는 변화를 거듭하며 18시즌 동안 유럽 무대에 진출해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클럽으로 성장했다. 신축 경기장과 최첨단 훈련장에 꾸준히 투자했고, 지난 시즌에는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하는 성과도 있었다”고 전했다.

레비 역시 팬들과 구단에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토트넘을 세계 정상급 무대에서 경쟁하는 클럽으로 만드는 여정은 자랑스러운 순간이었다. 위대한 감독·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고, 팬들의 응원에도 깊이 감사드린다. 쉽지 않은 길이었지만 분명한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레비는 2000년 ENIC 그룹의 토트넘 인수와 함께 경영진에 합류했고, 이듬해 회장직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회장이 된 그는 비판 속에서도 2019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과 ‘홋스퍼 웨이’ 훈련장을 완공하며 구단의 성장을 주도했다.

재임 기간 동안 토트넘은 2007/08 칼링컵 우승, 2016/17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4/25 유로파리그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의 상징적 존재였던 케인도 입을 열었다. 10일 잉글랜드와 세르비아의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유럽 예선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케인은 “솔직히 놀랐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레비는 훌륭한 회장이었다. 구단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경기장 안팎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며 “앞으로 그의 앞날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케인은 2012년부터 2023년까지 토트넘 소속으로 프리미어리그 통산 231골을 기록하며 클럽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그의 마지막 기억은 마냥 아름답지 않았다.

2021년 맨체스터 시티가 1억 파운드(약 1,880억 원)를 제시했지만, 레비가 1억 5,000만 파운드(약 2,821억 원) 미만의 제안을 거부하며 이적은 무산됐다. 케인은 ‘신사협정’이 깨졌다며 크게 반발했지만, 결국 레비의 단호한 태도에 부딪혀 남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케인은 2022/23시즌을 끝으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고, 2024/25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숙원을 이뤘다.
사진= 텔레그라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