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뒤에서 뛰었던 40세 투수가 불펜 에이스라니...! 은퇴 고려했다 시즌 중반 계약한 로버트슨, 마운드서 '펄펄'

[SPORTALKOREA] 이정엽 기자= 관록의 힘은 대단했다. 40세 투수 데이비드 로버트슨이 필라델피아 필리스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로버트슨은 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구원 투수로 나섰다.

1-0으로 앞선 7회 초 마운드에 오른 로버트슨은 선두 타자 마크 비엔토스를 3구 삼진으로 처리했다. 슬라이더-커터-너클 커브 조합에 비엔토스의 방망이는 춤을 췄다. 이어 제프 맥닐은 투수 앞 땅볼로 돌려세웠으며 프란시스코 알바레즈 역시 3구 삼진으로 잠재우며 이닝을 종결지었다.
로버트슨이 7회를 깔끔하게 막아낸 뒤 필리스는 8회 맷 스트람, 9회 조안 듀란이 경기를 끝내 1-0으로 승리했다.

지난 2008시즌 뉴욕 양키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줄곧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로버트슨은 2011시즌 전성기를 맞이했다. 당시 그는 70경기에 나서 4승 평균자책점 1.08을 기록해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 투표 1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후 그는 저니맨 생활을 이어가며 무려 16시즌을 메이저리그 마운드에서 누볐다. 지난 2024시즌까지 통산 기록은 861경기 출전 66승 46패 177세이브 평균자책점 2.91이다.
2025년에도 공을 던지고 싶었던 로버트슨은 여러 팀과 계약 협상을 벌였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따라서 잭 그레인키와 같이 공식 발표 없이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7월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쇼케이스가 열렸고, 그를 영입하길 원했던 팀 앞에서 공을 뿌렸다. 약 8개월가량을 쉬었음에도 결과가 나쁘지 않았고, 곧바로 필리스와 계약을 맺었다.

현재까지 필리스의 로버트슨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종전까지 필리스는 좋은 선발진에 비해 빈약한 불펜이 약점으로 꼽혔다. 마무리 투수로 점찍었던 조던 로마노는 8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으며 스트람, 오리온 커클링의 구위도 이전만 못 했다.
하지만 로버트슨, 존 듀란이 합류하면서 필승조는 탄탄해졌다. 현재까지 로버트슨은 13경기에 나서 2승 평균자책점 2.31을 기록했다. 게다가 보상 선수도 없어 사실상 헐값에 그를 쓰고 있는 셈이다.
로버트슨은 다가오는 10월 포스트시즌에서도 불펜의 중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종전까지 그는 42경기에 나서 6승 무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3.04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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