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5km→결정적 병살타→데뷔 첫 5아웃 세이브! 드디어 김서현이 안정을 찾나…한화 우완 최초 30세이브도 달성

[SPORTALKOREA] 한휘 기자= ‘와일드 씽’ 김서현(한화 이글스)이 드디어 좋았을 때의 모습을 찾는 걸까.
김서현은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등판해 1⅔이닝 1탈삼진 ‘퍼펙트’로 세이브를 챙겼다.
김서현은 팀이 7-4로 앞선 8회 말 1사 후 예상보다 일찍 마운드에 올랐다. 조동욱이 1사 후 주자 2명을 내보내자 불을 끄기 위해 투입됐다. 대타 전병우를 만난 김서현은 2구 만에 5-4-3 병살타를 유도해 삼성의 추격 의지를 꺾어버렸다.
9회에도 다시 나온 김서현은 김영웅을 4구 만에 슬라이더를 앞세워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대타 이성규를 유격수 땅볼, 이재현을 우익수 뜬공으로 정리했다. 최고 155km/h의 강속구를 앞세워 경기를 한화의 승리로 마무리했다.

큰 의미가 있는 세이브였다. 이 세이브로 김서현은 빙그레-한화 역사상 우완 투수 최초로 3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그간 20세이브 이상 달성한 선수만 3명 있었고, 최고 기록은 지난해 주현상의 23세이브였다.
아울러 데뷔 후 처음으로 5개의 아웃카운트를 잡고 세이브를 챙기는 기록도 남겼다. 그간 8회 2사 후 등판해 ‘4아웃 세이브’를 기록한 적은 5번 있었지만, 8회 1사에 올라와 승리를 지켜낸 것은 처음이다. 마무리 투수로서 나름의 이정표를 세운 셈이다.

올해 김서현은 한화 최고의 ‘히트 상품’이었다. 지난해부터 잠재력을 터뜨릴 기미가 보이더니, 올 시즌 마무리로 정착해 연일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드디어 고교 시절의 높은 평가를 프로 무대에서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호평이 나왔다.
전반기 김서현은 42경기 1승 1패 22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1.55(40⅔이닝 7실점)로 리그 최고의 ‘클로저’로 군림했다. 블론세이브는 단 2개뿐이었다. 올스타 최다 득표 타이틀까지 거머쥐며 인상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그런데 후반기 들어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고, 8월 들어서는 패전 2번과 블론세이브 1번을 기록하는 등 급격히 무너졌다. 월간 평균자책점이 8.44(10⅔이닝 10실점)에 WHIP(이닝당 출루 허용)가 1.97에 달할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이렇게 되면서 전반기에 수성했던 ‘리그 최고 마무리’ 타이틀도 사라졌다. 투구 내용으로는 SSG 랜더스 조병현(28세이브 평균자책점 1.36)이, 세이브 수로는 KT 위즈 박영현(31세이브 평균자책점 3.47)이 김서현을 앞선다.
고비를 맞으며 지난해까지 발목을 잡던 멘탈 문제가 다시금 고개를 드는 듯했다. 다행히 8월 하순부터 본래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8월 마지막 5경기에서 2피안타 2사사구 4탈삼진을 기록하는 동안 단 1실점도 허용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 3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3번이나 출루를 허용하는 등 다시금 흔들리는 모습이 노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번에 투수에게 불리한 라이온즈파크에서 아웃카운트 5개를 깔끔하게 잡아내며 안정적인 김서현의 모습이 돌아온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진다.

이날 호투로 김서현의 올 시즌 성적은 62경기 59⅔이닝 1승 3패 30세이브(3블론) 2홀드 평균자책점 2.72가 됐다. 끔찍한 8월을 보냈음에도 여전히 90%가 넘는 세이브 성공률을 자랑한다.
만약 남은 정규시즌 기간에 한화의 뒷문을 잘 책임져 주고, 포스트시즌까지 그 흐름을 잇는다면 김서현에 대한 평가는 다시금 쭉쭉 오를 것이다. 내년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승선 여부도 걸려 있는 만큼, 김서현의 팔에 많은 팬의 기대가 모인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