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1군 돌아왔구나’ 양석환 남겨두고 홀로 복귀한 이유, 증명에 필요했던 단 2경기…38만에 담장 넘겼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2군에서 담금질하던 두산 베어스의 두 베테랑 가운데 김재환만 먼저 돌아온 이유가 있었다.
김재환은 지난 5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원정 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볼넷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다.
2회 첫 타석부터 1사 2루 기회를 잇는 우전 안타를 터뜨리며 뒤이어 박계범이 땅볼 타점을 올리는 발판을 마련했다. 4회 돌아온 타석에서도 0-2 카운트에서 끝내 7구 만에 볼넷을 골라냈고, 이어진 득점권 기회에서 박계범이 적시타를 날리며 두산이 3번째 점수를 뽑았다.

이후 두 타석에서 안타 없이 침묵한 김재환은 연장 10회 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한 방을 날렸다. 두산이 3점을 몰아치며 6-3으로 앞선 가운데 김재환은 1사 2, 3루 상황에서 타석에 섰다. 김태훈의 초구가 폭투가 되면서 3루 주자가 득점했다.
그렇게 1사 3루가 된 가운데, 김재환은 김태훈의 2구를 기다렸다는 듯 잡아당겼다. 빨랫줄같이 쭉 뻗은 타구는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스코어를 9-3으로 만드는 시즌 12호 홈런이 터졌다. 결국 이 홈런이 방점을 찍으며 두산은 NC와의 원정 2연전을 내리 승리로 장식했다.

정말 오랜만에 나온 홈런이다. 김재환은 7월 29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시즌 11호 홈런을 터뜨린 후 한 번도 담장을 넘기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그 경기 이후 1군에서 단 6번 출전하는 데 그쳤다. 홈런성 타구가 호수비에 걸리는 불운도 겹쳤다.
여기에 지난달 5일 LG 트윈스전 경기 도중 발가락 통증을 호소했고, 검진 결과 미세골절이 확인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회복과 2군 경기 출전을 거쳐 지난 4일 엔트리 확대를 통해 정확히 한 달 만에 1군에 돌아왔다.
두산의 4번 타자로 오랜 기간 활약해 온 김재환이지만, 올 시즌 성적은 좋지 않았다. 1군 복귀 전까지 9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39 11홈런 44타점 OPS 0.738으로 아쉬운 성과를 남겼다.
2023년 1군 정착 이래 최악의 한 해를 보냈고, 지난해 29개의 홈런과 OPS 0.893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 다시금 페이스가 꺾이며 더 이상 노쇠화를 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샀다.

더구나 김재환은 2022시즌부터 4년 총액 115억 원이라는 대규모 FA 계약이 진행 중인 상황. 소위 ‘돈값’을 못 한다는 평가가 뒤따랐다. 여기에 부상 회복 후 2군에서도 한동안 타격감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비슷한 시기 김재환과 마찬가지로 고액 FA 계약을 맺은 양석환도 부진하면서 함께 묶여 비판받는 일이 잦았다. 올 시즌 들어 두산 야수진의 리빌딩이 속도를 붙이며 침체된 베테랑들의 입지는 좁아져만 갔다.

이에 엔트리 확대를 앞두고 팬덤 일각에서는 김재환과 양석환 모두 1군에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마저 내놓았다. 다만 김재환이라면 경기력 외적인 요인 때문에라도 1군 합류가 필요하다는 논리도 지지를 받았고, 여기에 8월 31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2루타 2개를 터뜨리며 힘이 실렸다.
결국 양석환이 2군에 남은 가운데 김재환 홀로 1군에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2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하며 자신을 불러올린 판단이 정확했음을 증명했다. 과연 흐름을 이어 부활의 발판을 놓을 수 있을까.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