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상습 비난' 레드냅, 평소 토트넘 '가혹 비판' 하더니 '급태세 전환!'...레비 퇴진에 "좋은 상사, 구단…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평소 토트넘 홋스퍼 FC와 손흥민에게 박한 평가를 날린 해리 레드냅 감독도 이번만큼은 다니엘 레비 회장의 퇴임을 안타까워했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25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구단을 이끌어온 레비가 이날부로 회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이어 "구단은 후계 구상의 일환으로 최근 몇 달간 주요 인사를 영입했다. 비나이 벤카테샴이 CEO로 취임했고, 남자팀은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새 사령탑에 올랐다. 또 피터 채링턴이 이사회에 합류해 신설된 비상임 의장직을 맡게 된다"고 덧붙였다.

레비 회장도 작별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임원진과 직원들과 함께 거둔 성과가 자랑스럽다. 우리는 이 클럽을 세계적인 강호로 성장시켰을 뿐 아니라 하나의 커뮤니티로 만들었다"며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함께한 팀, 선수, 감독 모두와 시간을 보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팬들에게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레비는 "그동안 저를 지지해 준 모든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순탄치 않은 순간도 있었지만 큰 발전을 함께 이뤄냈다. 앞으로는 한 명의 팬으로서 열정적으로 이 클럽을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2001년 2월부터 약 25년간 토트넘을 이끌며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회장으로 재임했던 레비의 갑작스러운 퇴임 소식은 충격을 안겼다. 특히 그는 발표 불과 몇 시간 전에서야 해당 사실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의 맷 로 기자는 "레비는 구단 발표 직전에야 퇴임 소식을 들었고, 그의 측근들은 이번 결정이 큰 충격이었다고 전했다"고 보도했다.
토트넘에서 4년간 지휘봉을 잡았던 레드냅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평소 구단과 선수단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그는 이번만큼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레드냅은 과거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 직후 "선수들은 떠나는 감독에게는 늘 찬사를 보낸다. 그러나 정작 자리를 지킬 때는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나는 그런 장면을 너무 자주 목격했다. 토마스 프랑크 감독도 비슷한 상황을 겪게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한 바 있다. 또한 손흥민에 대해서도 "존중하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지만, 좋은 주장이라고 보긴 어렵다. 왼쪽 윙어로 뛰는 선수라면 내가 감독이었다면 주장을 맡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에는 달랐다. 레드냅은 '토크스포츠'를 통해 "완전히 느닷없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레비는 영원히 토트넘에 있을 줄 알았다. 누군가 문자로 소식을 전해줬을 때 장난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구단 운영에 삶을 바친 사람이었고, 그게 끝날 거라곤 상상조차 못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레비와 나는 문제없었다. 지금은 교류가 없지만, 함께 일할 때 그는 좋은 상사였다. 매일 훈련장에 나와 간섭하는 타입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또한 그는 레비 뒤에 있던 구단 실세 조 루이스의 존재도 짚었다. 레드냅은 "레비는 좋은 파트너였지만, 늘 뒤에서 루이스가 많은 것을 결정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내가 경질됐을 때도 사실상 다니엘이 아니라 루이스의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루이스는 20년 동안 경기장에 거의 오지 않았다. 2년에 한 번 정도 경기를 보러 왔을까 말까였다. 모든 최종 결정은 루이스 몫이었다. 이적 자금 집행도 마찬가지였다. 레비가 비난을 받았지만, 모든 게 그의 책임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사진=토트넘 홋스퍼 뉴스,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크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