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막장 행보! '오피셜'서 '사임'이라더니..."구단주 자녀·사위 운영 원해" 英 BBC '비피셜' 레…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유명한 회장 중 한 명인 다니엘 레비가 마침내 토트넘 홋스퍼 FC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다니엘 레비 회장이 사임했다. 지난 25년 동안 구단은 끊임없이 변모해왔다. 18시즌 동안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구단이 되었고, 새로운 경기장과 최첨단 훈련장 등 시설에도 꾸준히 투자했다. 지난 시즌에는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환상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어 “최근 몇 달간 진행된 고위 임명은 승계 작업의 일환이었다. 비나이 벤카테샴이 CEO로 합류했고, 토마스 프랭크 감독과 마틴 호 감독이 각각 남성·여성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신임 비상임 회장은 피터 채링턴이 맡게 되며, 구단의 소유권 및 주주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고 덧붙였다.
레비 역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운영진과 모든 구성원과 함께한 시간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토트넘을 세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는 클럽으로 만들었다.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위대한 감독·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팬들의 응원에도 감사드린다. 늘 쉽지만은 않았지만 분명한 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열렬히 토트넘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식 발표만 보면 25년간 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레비와의 아름다운 작별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토트넘의 공식 입장에서는 레비가 ‘스스로 물러났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그의 의지와 무관한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구단 소유주 측은 변화가 더 큰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 아래 레비의 퇴진을 요구했다”고 보도하며 사실상 해임임을 강조했다.
레비의 퇴진은 충격적이다. 최근 이적시장에서의 답답한 행보로 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지만, 그가 토트넘의 중흥기를 이끈 인물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레비는 2000년 ENIC 그룹이 토트넘 지분을 인수하면서 경영진에 합류했고, 이듬해 회장직에 올랐다.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회장이 된 그는 보수적인 이적 정책으로 팬들의 불만을 샀지만, 2019년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과 ‘홋스퍼 웨이’ 훈련장을 완공하는 등 구단 인프라를 현대화하며 기반을 다졌다.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토트넘은 2007/08 칼링컵(현 카라바오컵) 우승, 2016/17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4/25 유로파리그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남긴 만큼 이러한 대우는 더더욱 충격적이다.

BBC는 이번 결정의 배경으로 “88세 조 루이스 전 구단주는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지만, 그의 자녀 비비엔과 찰리가 핵심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렸으며, 손주 사위 닉 보이처도 최근 구단 운영에 깊이 개입했다”고 전했다. 이어 “레비의 퇴진과 함께 회장직 자체도 폐지되며, 구단 이사회 구조가 현대화될 예정이다”라며 구단주 일가의 자녀 세대가 실질적 전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standardmedia,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