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구두쇠·무능" 충격 혹평 속 "축구계 최고 회장" 다니엘 레비, 결국 25년간…

[SPORTALKOREA] 황보동혁 기자= 토트넘 홋스퍼FC가 다니엘 레비 회장의 사임을 발표했다. 2001년 2월 부임 후 약 25년 만의 퇴진이다.
토트넘은 5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지난 25년 동안 구단은 끊임없이 변모해왔다. 18시즌 동안 유럽 대항전에 진출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구단이 되었고, 새로운 경기장과 최첨단 훈련장 등 시설에도 꾸준히 투자했다. 지난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이라는 환상적인 성공을 거뒀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몇 달간 진행된 일부 고위 임명은 승계의 일환이었다. 비나이 벤카테샴이 CEO로 합류했고, 토마스 프랑크 감독과 마틴 호 감독이 각각 남성·여성 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신임 비상임 회장은 피터 채링턴이 맡게 될 것”이라며 소유권 및 주주 구조에는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레비 역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운영진과 모든 구성원과 함께한 시간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토트넘을 최고 수준에서 경쟁하는 클럽으로 만들었다. 릴리화이트 하우스와 홋스퍼 웨이에서 위대한 감독·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었다. 팬들의 응원에도 감사드린다. 늘 쉽지만은 않았지만 분명한 진전이 있었고, 앞으로도 열렬히 토트넘을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의 사임 소식 직후 '골닷컴' 소속 션 왈시 기자는 SNS를 통해 “2001년부터 2017년까지 레비는 축구계 최고의 회장 중 한 명이었다. 토트넘을 그 규모에 맞는 방식으로 정확히 운영했다”며 “하지만 2018년 이후는 달랐다.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며, 기반은 이미 다져져 있다”고 평가했다.
손흥민의 로스앤젤레스 FC 이적만큼이나 충격적인 소식이라는 반응도 뒤따랐다. 레비는 ENIC 그룹이 토트넘 지분을 인수한 2000년부터 운영진에 합류했고, 이듬해 회장으로 부임해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기록을 세운 인물이다. 이적시장에서의 보수적인 행보로 팬들의 비판을 받았지만,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과 홋스퍼 웨이 건립 등 인프라 개선을 주도하며 구단의 기틀을 다진 레전드로도 평가받는다.

그의 재임 기간 토트넘은 2007/08 칼링컵(현 카라바오컵) 우승, 2016/17 프리미어리그 준우승,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4/25 유로파리그 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여름 이적시장 내내 레비를 향한 평가는 싸늘했다.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끈 안즈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경질한 데 대한 반발이 거셌고, 특히 에베레치 에제를 노리다 라이벌 아스널에 하이재킹 당했을 때는 팬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에 따르면 에제의 하이재킹이 발표된 직후 한 팬은 “이적시장 때마다 망신만 당한다. 20년 만에 첫 트로피를 딴 뒤 이런 식으로 팀을 운영하는 건 말이 안 된다. 감독과 팬들은 더 나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팬은 “레비와 요한 랑게(테크니컬 디렉터)는 이제 끝이다. 둘 다 당장 잘려야 한다. 무능하다 못해 구단에 해만 끼쳤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레비는 더 이상 ‘두려운 협상가’가 아니다. 지금은 허수아비에 불과하다. 푼돈만 아끼는 구두쇠, 협상 하나 끝맺지 못하는 무능한 인물”이라는 날 선 비판까지 쏟아지기도 했다.
결국 토트넘 역사상 팀을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한 레비 회장은 마냥 박수받으며 팀을 떠날수는 없었다.
사진= 더 선, 토트넘 홋스퍼 FC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