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석은 쫓겨났는데, 함께 이적한 선수는 ‘이달의 신인’ 수상! 32년 구단 역사상 최초 기록까지 세웠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산하 마이너)과 함께 트레이드로 이적한 젊은 외야수가 맹활약 끝에 개인상까지 손에 넣었다.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4일(이하 한국시각)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NL)의 8월 월간 개인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이달의 선수와 투수, 구원 투수, 신인까지 4개 부문 8명의 선수가 영광을 안았다.
이 가운데 이달의 신인 선수로 마이애미 말린스의 제이콥 마시가 선정됐다. 2001년생의 좌타 외야수인 마시는 8월 시작과 함께 빅리그 무대를 밟았고, 이후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맹타를 휘두르며 단숨에 주목받았다.

마시는 첫 13경기에서 율 0.436(39타수 17안타) 3홈런 13타점 OPS 1.414라는 경이로운 타격감을 선보였다. 특히 8월 1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를 상대로 홈런 2개를 포함해 5타수 4안타 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데뷔 후 13경기 안에 1경기 7타점을 기록한 선수는 마시가 역사상 3번째다.
이후 상대 팀들의 분석을 거쳐 성적이 조금 떨어졌지만, 그래도 타율 0.352 4홈런 25타점 9도루 OPS 1.058이라는 어마어마한 성적으로 8월을 마쳤다. 갓 데뷔한 선수가 월간 NL 타율 1위, OPS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마시는 2022 MLB 신인 드래프트 6라운드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돼 작년까지 산하 마이너 구단에서 뛰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계약하며 미국 무대를 밟은 고우석과 더블A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그런데 단순히 함께 뛰는 것을 넘어 함께 팀을 옮기기까지 했다. 2024년 5월 5일, 샌디에이고는 야수 보강을 위해 마이애미에서 교타자 루이스 아라에스를 영입했다. 그 대가로 4명의 선수가 마이애미로 넘어갔는데, 고우석과 마시도 여기에 포함돼 나란히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둘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고우석은 부상으로 시즌을 제때 시작하지 못했다. 복귀 후 트리플A에 나름대로 정착하는 듯했으나 6월 18일 끝내 방출당하는 아픔을 겪었다.
고우석은 이후 디트로이트와 마이너 계약을 맺고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하지만 올해 트리플A 성적은 14경기 2세이브 평균자책점 4.74(19이닝 10실점)로 그리 인상적이지 못하다. 설상가상으로 부상이 겹쳐 현재는 재활 경기를 소화하는 중이다.

반면 마시는 트리플A에서 OPS 0.817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정착했다. 낮은 타율(0.246)과 달리 높은 출루율(0.379)을 선보였다. 결국 8월이 되며 MLB 무대를 밟았고, 한 달 만에 상까지 받는 기쁨을 누렸다.
마시가 남긴 위업은 이게 다가 아니다. 마이애미는 7월에도 카일 스타워스가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린 바 있다. 여기에 마시의 수상이 더해져 구단 역사상 5번째로 2달 연속으로 월간 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한 선수의 ‘2연패’가 아닌, 각기 다른 선수의 연속 수상은 2003년(6월 돈트렐 윌리스 이달의 투수, 7월 미겔 카브레라 이달의 신인)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심지어 야수 포지션의 선수가 2달 연속 수상에 성공한 것은 1993년 MLB 참가 이래 32년 만에 최초다.
마이애미는 마시와 스타워스를 비롯해 아구스틴 라미레스, 재비어 에드워즈 등 젊은 야수들의 약진이 타선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어쩌면 이들을 앞세워 마이애미가 리빌딩을 마치고 포스트시즌에 도전하는 날이 머잖아 올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