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끝났어” 2398억 ‘프랜차이즈 스타’가 어쩌다 이리도 망가졌나…“포스트시즌에 절대 내보내지 마”

[SPORTALKOREA] 한휘 기자=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프랜차이즈 스타’가 어쩌다가 이렇게 망가진 걸까.
필라델피아 투수 애런 놀라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의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5이닝 6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6실점을 기록하고 패전 투수가 됐다.

1회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볼넷과 몸에 맞는 공, 안타로 헌납한 무사 만루 위기에서 살 프릴릭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그리고 곧바로 아이작 콜린스에게 스리런포(9호)를 내주며 1회에만 순식간에 5실점 했다.
그나마 2회부터는 실점 없이 분전했으나 이미 경기 분위기가 크게 넘어간 상태였다. 설상가상을 4회 말 2사 2루 위기에서 브라이스 투랭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점까지 내줬다. 결국 5회까지만 던지고 강판당했다. 팀도 3-6으로 졌다.
가히 최악의 한 해다. 놀라는 올 시즌 13경기 69이닝 3승 8패 평균자책점 6.78이라는 끔찍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50이닝 이상 던진 MLB의 모든 선발 투수 가운데 5번째로 나쁜 평균자책점이다.
5월까지 9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16(49⅔이닝 35실점 34자책)으로 부진한 뒤 부상으로 3개월이나 자리를 비웠다. 복귀전을 망친 후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12이닝 6실점)으로 나름 분전했는데, 이번 경기에서 다시 무너지며 기대를 저버렸다.

평범한 투수도 아닌 놀라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2015년 데뷔한 놀라는 11시즌째 필라델피아에서만 뛰면서 한때 에이스로도 활약했던 팀의 ‘프랜차이즈 스타’다.
지난해까지 통산 268경기 1,621⅓이닝을 던지며 104승 79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필라델피아 구단 역대 다승 순위 7위에 자리할 정도로 구단 역사에 한 획을 굵직하게 그었다.

2023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으나 필라델피아와 7년 1억 7,200만 달러(약 2,398억 원)에 재계약했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으나 놀라 본인이 필라델피아에 남고자 하는 마음이 강했다.
그런데 계약 직후인 지난 시즌부터 불안 요소가 보이기 시작했다. 성적 자체는 33경기 199⅓이닝 14승 8패 평균자책점 3.57로 훌륭했지만, 2시즌 연속으로 피홈런을 30개 넘게 허용하는 등 구위 하락의 조짐이 보인 것이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부상 여파인지 노쇠화의 시작인지 지난해 대비 모든 구종의 평균 구속이 시속 1마일(약 1.6km) 정도 떨어졌다. 자연스레 구위 하락과 성적 부진으로 이어지며 최악의 한 해를 보내는 중이다.

필라델피아 팬들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미 ‘에이스’ 잭 윌러가 어깨 혈전에 이은 흉곽 출구 증후군 수술로 시즌을 마감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놀라가 공백을 메워야 하는데, 메우긴커녕 오히려 구멍을 키우는 모양새다.
현지 팬들의 민심도 매우 나쁘다. “놀라의 시즌은 끝났다. 올해 2번 다시 던져서는 안 될 것”, “그를 포스트시즌 경기에 내보내서는 안 된다”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과연 ‘프랜차이즈 스타’로서의 평가를 되찾을 수 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