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에서 야바위? ‘무득점’ 다저스 매너도 졌다! 데뷔 첫 안타 공 ‘바꿔치기’라니…“고의 아니었다, 사과할 것”

[SPORTALKOREA] 한휘 기자= ‘꼴찌팀’에게 득점 없이 패한 LA 다저스는 매너에서도 졌다.
다저스 선발 투수 에밋 시핸은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4⅔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시핸은 본래 오늘 선발로 나설 예정이 아니었다. 그런데 오타니 쇼헤이가 갑작스러운 컨디션 난조를 호소하며 대신 마운드에 올랐다. 다소 급하게 등판이 정해진 점을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투구였다.

그런데 시핸은 이날 ‘비매너 행위’를 저질러 SNS 등지에서 크나큰 비판을 받고 있다. 2회 말 2사 1루에서 시핸은 캠 더베이니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올해 28세의 나이로 뒤늦게 빅리그 데뷔에 성공한 더베이니의 기념비적인 첫 안타였다.
당연히 피츠버그 벤치에서는 공을 달라는 신호를 보냈다. 좌익수 알렉스 콜이 잡은 공은 중계를 거쳐 투수 시핸에게 돌아왔고, 시핸이 피츠버그 벤치를 향해 공을 던졌다. 더베이니의 MLB 1호 안타 기념구가 도착했다.
이 과정에서 시핸의 행동이 문제가 됐다. 시핸은 더베이니의 첫 안타 공을 잡은 뒤 한동안 오른손에 그대로 들고 있었다. 얼마 후 구심으로부터 다음 투구를 위한 공을 넘겨받아 글러브로 잡았다.


놀라운 장면이 포착됐다. 시핸은 더베이니의 첫 안타 공을 들고 있던 오른손을 글러브 안으로 넣었다. 무언가 손을 움직이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혔고, 얼마 후 시핸이 공을 꺼내 피츠버그 벤치를 향해 던졌다.
이를 두고 시핸이 공을 ‘바꿔치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더베이니의 첫 안타 기념구를 글러브에 넣어 상대가 일부러 못 가져가게 하고, 첫 안타와는 전혀 관련 없는 새 공을 던져줬다는 것이다.


이 의혹은 한 피츠버그 팬으로부터 처음 제기됐다. 이를 MLB 분석가인 칼럼니스트 벤 벌랜더가 공론화하며 일이 커졌다. 시핸이 기념구 대신 새 공을 던져줬다며 비판하는 의견이 폭주했다. 반대로 공을 바꿨다는 근거가 없다며 벌랜더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나왔다.
정답은 무엇이었을까. 놀랍게도 시핸의 ‘야바위’가 맞았다. 다만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현지 방송사 ‘스포츠넷 LA’의 다저스 전담 리포터 커스틴 왓슨은 본인의 SNS를 통해 시핸이 “고의적이지 않았고, 피츠버그가 공을 요구하는 줄 몰랐다. 더베이니에게 사과할 것”이라 말했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고의건 아니건 더베이니의 인생 단 한 번 뿐인 기념구를 어이없게 날려버리는 ‘사고’를 저지른 만큼,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저스는 이날 0-3으로 지면서 내셔널리그(NL) 중부지구 최하위인 피츠버그를 상대로 득점 없이 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2연패에 빠지며 이번 3연전 ‘루징 시리즈’도 확정됐다. 여기에 ‘매너’에서도 지면서 여러모로 상처 많은 원정이 됐다.

사진=X(구 트위터) 'Platinum Key'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