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유일무이’ 굴욕, 김하성이 홈런으로 지워버렸다! 애틀랜타를 구한 ‘어썸킴’…348일 만에 터진 귀중한 한 방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 이적 후 2경기 만에 터뜨린 홈런은 팀에 매우 큰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김하성은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 7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첫 두 타석은 부진했다. 포수 파울 플라이와 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이는 세 번째 타석을 위한 발판에 불과했다. 김하성은 팀이 0-1로 밀리던 7회 초 2사 1, 3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서 좌완 드루 포머랜츠를 상대했다.
초구부터 시속 92.6마일(약 149km) 패스트볼이 가운데로 밋밋하게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통타했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가 나왔다.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비거리 391피트(약 119.1m)의 시즌 3호 홈런. 타구 속도는 무려 108.5마일(약 174.6km)이 기록됐다.

탬파베이 레이스 소속이던 지난 8월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 경기 이후 약 3주 만에 터진 홈런이다. 애틀랜타는 김하성의 역전 스리런으로 3-1로 승부를 뒤집었고, 여세를 몰아 추가점을 내면서 5-1로 이겼다. 이적 후 2경기 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하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탬파베이 레이스와 2년 총액 2,900만 달러(약 399억 원)에 계약했다. 1년 차 시즌 후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이 가능한 사실상의 ‘FA 재수’ 계약이었다.
하지만 24경기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6도루 OPS 0.612로 부진했다. 여기에 허리 통증으로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을 드나들었다.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야수 최고액 계약이었지만, ‘재앙 계약’이라는 비판에 시달렸다.
여기에 ‘특급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가 김하성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콜업된 후 빠르게 정착하며 김하성의 자리를 지웠다. 탬파베이는 지난 1일 김하성을 웨이버 공시하며 김하성과의 만남은 ‘배드 엔딩’으로 끝났다.

애틀랜타가 클레임을 걸었다. 애틀랜타는 지난해까지 주전 유격수로 뛰던 올랜도 아르시아가 기나긴 부진에 시달린 끝에 콜로라도 로키스로 떠났다. 대신 주전으로 나서던 닉 앨런 역시 OPS가 0.534에 불과할 만큼 타격이 심각하다. 이에 김하성을 급히 수혈해 보강에 나섰다.
현재까지는 성공적이다. 김하성은 전날(2일) 애틀랜타 데뷔전부터 4타수 2안타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 오늘 경기에서 홈런까지 터뜨리며 기세를 드높인다. 조금씩 본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김하성의 이 홈런은 애틀랜타의 굴욕을 지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애틀랜타는 올해 MLB 3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유격수 포지션에서 홈런을 친 선수가 없었다. 그만큼 유격수로 나선 선수들의 타격 부진이 심각했다.
애틀랜타 유격수의 마지막 홈런은 지난해 9월 21일 아르시아가 마이애미 말린스를 상대로 쳐낸 것이다. 그로부터 무려 348일 동안 홈런이 없었는데, 김하성이 침묵을 깨고 애틀랜타의 굴욕을 지워버렸다.
아울러 김하성의 이번 타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시절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골드 글러브까지 수상한 2023시즌 이후 가장 빠른 속도가 측정됐다. 이 기세를 올 시즌 끝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