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수가’ 166.2km ‘미스터 제로’마저 와르르 무너졌다…‘불펜 5실점→충격패’ 다저스, 대체 무엇이 해답일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도대체 LA 다저스 불펜진은 뭘 해야 정답을 찾을 수 있을까.
다저스 에드가르도 엔리케스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 구원 투수로 등판했으나 ⅓이닝 1피안타 2볼넷 3실점으로 부진했다.
엔리케스는 4-4로 맞선 6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최근 팀에서 가장 구위가 좋은 만큼 불펜 첫 타자로 나서서 피츠버그 타선을 제압하려는 의도로 보였지만, 결과는 실패였다. 올 시즌 가장 안 좋은 투구를 선보였다.

제구가 문제였다. 첫 타자 앤드루 맥커친을 5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대타 오닐 크루스마저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내줬다. 비슷한 코스로 들어간 공 3개가 전부 한 끗 차로 볼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대타 스펜서 호위츠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해 크루스를 2루에서 잡아내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헨리 데이비스를 상대로 0-2의 유리한 카운트에서 3구째 시속 101.7마일(약 163.7km) 싱킹 패스트볼을 높게 던졌다가 깨끗한 우전 안타를 맞았다.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피츠버그가 리드를 잡았고, 다저스는 엔리케스를 마운드에서 내렸다. 하지만 이어 올라온 블레이크 트라이넨이 2사 후 재러드 트리올로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엔리케스의 승계 주자를 전부 불러들였다.
결국 다저스가 7-9로 지면서 엔리케스는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해 데뷔한 엔리케스가 데뷔 16번째 등판에서 기록한 통산 첫 패전이다. 올 시즌 성적은 13경기 12⅓이닝 1패 평균자책점 2.19가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엔리케스는 최고 시속 103.3마일(약 166.2km)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강속구를 던지는 23세의 영건 우완 투수다. 지난해 MLB에 데뷔해 3경기에 등판했고, 올 시즌은 주로 트리플A에서 활약했다.
종종 빅리그에 얼굴을 비추던 엔리케스는 지난 8월 중순부터 로스터에 붙박이로 자리를 잡았다. 등판 후 매 경기 호투를 펼치며 다저스 불펜의 새 원동력이 된 것이 원인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엔리케스는 12경기에 등판해 12이닝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에 다저스도 고질병이던 불펜 불안을 조금은 해소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날 엔리케스마저 무너지면서 다저스의 고민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심지어 엔리케스 이후 다른 투수들도 불안한 모습을 보인 끝에 불펜진이 5점이나 내주며 불펜난은 현재진행형이다.

올해 다저스의 불펜 평균자책점은 4.22로 내셔널리그(NL) 15개 팀 가운데 10위에 그친다. 에반 필립스와 브루스더 그라테롤 등 장기 부상으로 이탈한 선수들이 속출했고, 트라이넨과 마이클 코펙 등도 중간에 부상자 명단(IL)을 다녀왔다.
영입생들의 부진도 한몫했다. 4년 7,200만 달러(약 1,003억 원)에 데려온 좌완 태너 스캇은 블론세이브만 8개를 저지르며 ‘방화범’으로 전락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AL) 최고의 구원 투수를 놓고 다투던 커비 예이츠도 나이를 이기지 못한 채 급격한 하락세에 시달린다.
이런 와중에 엔리케스가 올라와 강속구를 펑펑 뿌리며 호투하니 다저스 마운드에는 그야말로 빛과 소금이었다. 그런데 그 엔리케스마저 와르르 무너졌으니 다저스가 느낄 충격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