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토체스’로 시간 때우고 바닥에서 취침, 그래도 식단은 철저히…김혜성의 험난했던 복귀, 활약 위한 ‘액땜’ 될까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혜성(LA 다저스)의 한 달 만의 메이저리그(MLB) 복귀길은 참으로 험난한 여정이었다.
김혜성은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원정 경기에 대주자로 교체 출전해 1득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9회 초 미겔 로하스의 대주자로 투입된 뒤 오타니 쇼헤이의 2루타로 득점을 올렸다. 빠른 발을 제대로 살린 장면이었다. 아쉽게도 팀은 7-9로 졌으나 김혜성이 건강하게 빅리그에 돌아온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사실 김혜성은 오늘 선발로 나설 가능성도 점쳐져 왔다. 트리플A 재활 경기를 진행하는 동안 9경기에서 타율 0.324(34타수 11안타) 3타점 OPS 0.780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기 때문. 그리고 전날(2일) 로스터 확장과 함께 IL에서 해제돼 로스터에 재등록됐다.
그런데 뜻밖의 변수 탓에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오클라호마시티를 떠나 선수단이 있는 피츠버그로 합류하는 과정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현지 언론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에 따르면, 김혜성이 비행기 환승편을 놓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다른 비행기로 이동하게 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연착으로 인해 비행기 출발이 기약 없이 밀리고 말았다.
결국 김혜성은 환승 비행기를 타기 위해 14~15시간을 공항에서 발이 묶인 채 기다려야 했다. 하염없는 기다림의 시간은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며 때웠다. 통역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LoL) 전략적 팀 전투(TFT)’, 속칭 ‘롤토체스’를 한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게임 하나로 전부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아니었다. 김혜성은 공항 바닥에 누워서 잠을 청하는 등 고생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끼니도 문제였다. 운동선수답게 김혜성은 철저하게 식단 관리를 하는데, 공항 안에서 해결하자니 한계가 있었다. 다행히 공항에서 세 끼를 전부 챙겨 먹으며 필요한 단백질은 전부 보충했다고 한다.

이렇게 고생 끝에 김혜성은 예정보다 늦게 선수단에 합류했다. 당연히 컨디션이 온전치 않을 만한 상황인 만큼, 오늘 경기 라인업에는 들지 못했다. 그나마 경기 막판 교체로 존재감을 남기긴 했다.
내일 경기가 본격적인 김혜성의 ‘복귀 무대’가 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혜성 본인도 의욕이 넘친다. 김혜성은 오렌지 카운티 레지스터와의 인터뷰에서 “어깨 통증이 악화되며 스윙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재활 경기를 통해 시즌 초의 스윙을 다시 만들어 냈다”라고 전했다.
이어 “재활하면서도 같은 루틴을 꾸준히 연습했고, 내 스윙을 완벽하게 만들고자 같은 것을 반복적으로 계속 연습했다. 요즘은 꽤 나아졌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러한 자신감이 복귀 과정에서의 해프닝을 ‘액땜’으로 만드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지 눈길이 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