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 있으니 좀 깎아 줘!’ 오현규 이적 불발, 결국 돈 문제였다…‘109억’ 차이로 헹크 잔류 확정

[SPORTALKOREA] 민진홍 기자= 대한민국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오현규(吳賢圭, Oh Hyeon-gyu)의 독일 무대 도전은 하루 만에 무산됐다. 유럽 5대 리그 중 하나인 분데스리가 입성이 임박했지만, 협상 막판 돌발 변수가 발생하며 문턱을 넘지 못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과거 무릎 부상이었지만, 실제로는 금전적 갈등이 더 큰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장만 남았던 이적, 하루 만에 반전

벨기에 매체 'HBVL(hbvl.be)'과 독일 매체 'HLN(hln.be)'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KRC 헹크(KRC Genk)와 VfB 슈투트가르트()는 지난 1일 오현규의 이적료를 2,800만 유로(약 457억 원)에 합의했다. 이는 헹크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였고, 선수 본인 역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건넬 만큼 분위기는 성사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오현규는 미국에서 열리는 국가대표 원정까지 미루고 독일로 날아가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하며 사실상 ‘최종 도장’만 남은 상태였다.
메디컬 이슈? 실제로는 가격 문제

분위기는 곧 반전됐다. 슈투트가르트(VfB Stuttgart)는 오현규가 고교 시절 경험했던 왼쪽 무릎 십자인대 부상을 문제 삼아, 이적료 할인 혹은 임대 후 완전 이적 조건을 요구했다. 헹크는 즉각 반발했다. 구단 입단 당시 메디컬에서도 문제가 없었고, 셀틱 FC(Celtic FC)과 헹크에서 꾸준히 경기에 출전해 온 선수였기에 신체적 결격 사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장거리 비행 후에도 A매치를 무리 없이 소화해왔다. 결국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구두 합의는 하루 만에 무너졌다.
헹크의 원칙, 슈투트가르트의 계산

헹크는 공식 성명을 통해 “원칙적으로 합의는 있었지만 구체적 조건에서 의견 차이가 발생했다”며 거래 결렬을 인정했다. 내부적으로는 슈투트가르트가 가격을 깎으려는 과정에서 신뢰가 깨졌다는 불만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독일 측에서는 이적료 격차(2,000만 유로(약 324억 원)와 2,800만 유로(약 453억 원))를 좁히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결국 협상 결렬의 핵심은 ‘무릎 문제가 아니라 돈 문제’였다.
다시 헹크로, 그리고 대표팀으로

이적 불발로 오현규는 다시 헹크에 합류한다. 구단은 이미 톨루 아로코다레(Tolu Arokodare)를 울버햄튼 원더러스 FC(Wolverhampton Wanderers FC)에 최고액으로 이적시키고, 유망주 유세프 에라비(Jusef Erabi)를 영입해 공격진 보강을 마친 상태다. 당장 오현규는 헹크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이어가야 한다. 또한 한국 대표팀에 합류해 미국·멕시코와의 원정 2연전에 나선 뒤, 다시 소속팀에서 새로운 시즌을 준비할 예정이다. 분데스리가 입성은 잠시 미뤄졌지만, 그의 가치는 여전히 증명할 기회가 남아 있다.
종합적으로 이번 협상 결렬은 메디컬 이슈라는 표면적 설명 뒤에 숨은 ‘가격 갈등’이 핵심이었다. 기대했던 독일 무대 도전은 무산됐지만, 오현규가 헹크에서 다시 실력을 입증한다면 겨울 이적 시장에서 또 다른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