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붕' 50억 타자 노진혁 허무한 헛스윙 삼구삼진...'가을야구 위기' 롯데, '득점권 악마' 전준우가 사무치게 그립다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헛스윙, 헛스윙, 헛스윙.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수 있는 절호의 찬스에서 50억 FA 타자는 침묵했다. 5위로 추락한 롯데 자이언츠는 당연해 보였던 가을야구 진출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롯데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원정경기서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경기 막판 LG 마무리 유영찬을 흔들며 끝까지 추격했으나 역전승을 만들어 내기에는 뒷심이 모자랐다.
이날 롯데 선발투수로 나선 박세웅은 6⅔이닝 7피안타 2실점 퀄리티 스타트 투구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타선이 LG 선발 요에니스 치리노스(7이닝 3피안타 무실점) 공략에 애를 먹었다. 1회 초 무사 1루 찬스에서 고승민이 병살타로 찬물을 끼얹은 이후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기회는 9회 초 마지막 공격 때 찾아왔다. 고승민이 내야안타로 출루한 뒤 윤동희가 삼진으로 물러나 1사 1루가 된 상황에서 폭투로 주자가 득점권에 진루했다. 빅터 레이예스의 안타로 1, 3루를 만든 롯데는 나승엽이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나가 1사 만루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대타 김민성이 유영찬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첫 득점에 성공했다. 좌익수의 포구 실책이 겹치면서 2루 주자까지 홈을 밟아 스코어는 2-3이 됐다.
이어지는 1사 1, 3루서 타석에 노진혁이 들어섰다. 1루 주자 장두성, 3루 주자 김동혁이 모두 주력을 갖춘 주자였기에 장타 한 방이면 역전도 가능했다. 혹은 희생플라이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는 그림을 기대할 만한 상황이었다.

기대는 처참히 무너졌다. 노진혁은 스트라이크존을 파고든 포크볼-패스트볼-포크볼에 연거푸 헛스윙하며 3구 만에 삼진으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2구와 3구는 한가운데몰린 공이었기에 아쉬움은 더욱 컸다.
노진혁의 삼진 때 장두성이 2루를 훔치며 2사 2, 3루를 만든 롯데는 한태양의 볼넷으로 2사 만루 마지막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하지만 이호준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끝내 역전을 만들지 못했다.

롯데와 4년 총액 50억 원의 FA 계약을 맺으며 큰 기대를 모았던 노진혁은 2023년 113경기 타율 0.257 4홈런 51타점 OPS 0.724, 지난해에는 73경기 타율 0.219 2홈런 13타점 OPS 0.604로 부진했다.
올 시즌 8월에야 1군에 모습을 드러낸 노진혁은 21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60타수 15안타) 1홈런 5타점 OPS 0.776을 기록 중이다. 조금씩 타격감을 되찾고 있지만, 득점권 타율은 0.188로 해결사 역할을 전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캡틴' 전준우의 부재는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올해 104경기 타율 0.288 7홈런 64타점 OPS 0.783으로 건재함을 뽐냈던 전준우는 특히 득점권에서 타율 0.345로 클러치 본능을 발휘했다. 2일 경기에서 노진혁이 허무하게 물러났던 1, 3루 찬스에서 전준우는 무려 타율 0.522(23타수 12안타) 19타점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전준우의 마지막 경기였던 8월 5일까지 롯데는 팀 타율 0.276으로 리그 1위의 화력을 뽐냈다. 그러나 전준우가 전력에서 이탈한 뒤 롯데 타선은 거짓말처럼 팀 타율 최하위(0.236)로 방망이가 차갑게 식었다. 장점이었던 공격이 안 풀리자 8월에는 12연패에 빠지는 수모도 겪었다.
8월 초까지 중위권과 꽤 큰 격차로 3위를 달리며 가을야구 안정권에 머물던 롯데는 어느덧 6위 KT 위즈와 0.5경기 차에 불과한 5위로 내려앉았다. 7위 NC와도 1.5경기 차에 불과해 자칫하면 가을야구는커녕 하위권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뉴시스에 따르면 김태형 롯데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전준우의 복귀 시점에 대해 “시간이 더 걸린다. 수요일(3일)에도 상태를 보고, 그 이후에 자세한 일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캡틴'의 부재 속에 롯데는 모처럼 찾아온 가을야구행 티켓을 놓칠 위기에 몰렸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