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한테 뺨 맞고 호랑이한테 화풀이... '빙그레' 웃은 한화, 33년 역사까지 소환했다!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한화 이글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3연패 당한 분노를 KIA 타이거즈에 화끈하게 풀었다.
한화는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에 21-3으로 승리했다.
한화의 21득점은 무려 199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빙그레 이글스 시절 당시 대구 시민 삼성 라이온즈전 22-5 승리 후 두 번째 구단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약 33년 만이다.
직전 삼성전 3연전 싹쓸이의 굴욕을 KIA에 풀어낸 듯했다. 한화는 8월 29일부터 열린 삼성과의 시리즈에서 뼈아픈 3연패를 당했다.
29일 1차전은 ‘홈런왕’ 르윈 디아스의 결승 투런에 3-5로 무너졌고, 30일 2차전은 외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에게 7이닝 무실점으로 꽁꽁 묶이며 0-4 패배를 기록했다. 3차전에서도 리그 홈런 1위 팀 삼성의 화력을 견디지 못했다. 강민호의 투런포로 리드를 내준 뒤, 이재현의 솔로포까지 맞고 결국 3-5로 무릎을 꿇었다.
사자에게 제대로 긁힌 독수리, 호랑이엔 작정하고 발톱을 세웠다.

류현진이 6이닝 2실점으로 마운드를 든든하게 지켰다. 타석에서는 4번 타자 노시환이 폭발했다. 노시환은 역전 3점포를 포함해 홈런 2개를 터뜨리며 4타점으로 활약했다.
선취점은 KIA가 뽑았다. 3회 초 윤도현의 솔로포로 리드를 잡았다. 4회까지 0-1로 끌려가던 한화는 5회 빅이닝을 만들었다. 문현빈의 희생플라이로 1-1 동점을 맞춘 뒤 1사 1, 2루 기회를 넘겨받은 노시환은 KIA 선발 투수 김도현의 초구 슬라이더를 통타했다. 타구는 그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시즌 26호 홈런.
한화는 노시환의 역전 스리런포를 시작으로 맹공격을 퍼부었다. 연속 안타 2개로 만든 찬스에서 이도윤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1점을 보탰다. KIA는 김기훈으로 투수 교체했으나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한화 이재원이 적시 2루타로 주자 두 명을 홈에 불러들였다. 한화 타선은 5회에만 7점을 뽑아내며 KIA 제압에 성공했다.

일방적인 분풀이는 계속됐다.
6회 선두 타자 문현빈이 좌전 안타로 출루, 노시환은 몸에 맞는 공으로 주자를 쌓았다. 이진영의 중전 안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서 터진 김태연의 적시 2루타로 2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공격에서 이도윤이 2타점 우중간 적시타, 이재원의 좌월 투런포로 13-2까지 달아났다.
여기에 7회 말 선두 타자로 나선 노시환이 다시 대포를 가동했다.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27호 솔로 홈런을 작렬했다. 한화는 8회에도 7점을 보태 21점째를 수확, 21-3이라는 대승을 거뒀다.

이번 승리로 한화는 3연패를 끊고 시즌 71승(3무 51패)을 수확했다. 선두 LG(77승 3무 46패)와의 격차는 여전히 5.5경기, 순위는 2위를 지켰다.
모처럼 ‘빙그레’ 웃은 한화였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