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홈런-안타-안타-홈런’ 2371억 에이스의 충격 7실점 ‘붕괴’…‘지구 최강 1선발’ 사이 영 상 가능성 커져 간다

[SPORTALKOREA] 한휘 기자= 이대로 ‘지구 최강 1선발’ 타릭 스쿠발(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이 사이 영 상 2연패에 성공하는 걸까.
보스턴 레드삭스 개럿 크로셰는 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6이닝 9피안타(4피홈런) 4탈삼진 7실점으로 부진했다.
1회를 잘 막은 크로셰는 2회 초 존켄시 노엘에게 우측 담장을 살짝 넘는 솔로 홈런(3호)을 맞았다. 하지만 더 흔들리지 않았다. 5회까지 종종 주자들이 출루했으나 실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타선도 5점이나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그런데 6회가 되자 마치 다른 사람이 된 듯한 투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선두 타자 오스틴 헤지스에게 솔로포(4호)를 맞더니, 2사 1루에서 데이비드 프라이에게 투런 홈런(7호)까지 맞으며 순식간에 1점 차 추격을 허용했다.
투구 수가 많지 않았기에 알렉스 코라 보스턴 감독은 크로셰를 믿었다. 하지만 패착이었다. 연속 안타를 맞고 주자를 쌓은 크로셰는 브라이언 로키오에게 좌월 역전 스리런포(4호)를 맞고 6회에만 6번째 점수를 헌납했다.
결국 크로셰는 6회만 간신히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나마 보스턴 타선의 화력이 폭발해 11-7로 이기며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으나 아쉬움이 매우 짙은 경기였다.
크로셰가 한 경기에 7실점을 허용한 것, 그리고 홈런 4개를 맞은 것은 모두 시카고 화이트삭스 시절이던 지난해 8월 10일 시카고 컵스전(2⅓이닝 9피안타 4피홈런 7실점) 이후 처음이다. 가히 올해 최악의 투구를 펼친 셈이다.

이 경기 결과로 크로셰의 올 시즌 성적은 28경기 178⅓이닝 14승 5패 평균자책점 2.67이 됐다. 아메리칸리그(AL) 탈삼진 1위 자리를 되찾았으나 2위 스쿠발(216개)과는 단 2개 차이인 데다, 스쿠발이 한 경기 적게 등판해서 뒤집힐 가능성이 크다.
다승에서도 선두 카를로스 로돈(15승)을 쫓지 못했고, 평균자책점은 2.40이던 것이 한 번에 0.27이나 올랐다. 사실상 어떤 부문에서도 선두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지난해 선발 전환 후 화이트삭스에 ‘에이스’로 발돋움한 크로셰는 올 시즌을 앞두고 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곧바로 내년부터 시작되는 6년 1억 7,000만 달러(약 2,371억 원) 규모의 연장 계약가지 맺었고, 연이은 호투로 가치를 증명했다.

이에 스쿠발의 사이 영 상을 저지할 유력 후보로 꼽혔지만, 시즌 말미로 갈수록 스쿠발과의 격차가 벌어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이번 등판에서의 부진으로 쐐기가 박혔다.
스쿠발은 올 시즌 27경기 173이닝 12승 4패 평균자책점 2.18로 AL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린다. 경쟁자들이 알아서 나가떨어진 덕에 지난해에 이은 사이 영 상 2연패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만약 스쿠발이 올해도 사이 영 상을 받으면 1968~1969년 데니 맥클레인 이후 처음으로 디트로이트 선수가 2년 연속으로 이 상을 가져간다.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였던 크로셰가 크게 미끄러지면서 스쿠발이 56년 만의 진기록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