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0 쇼크’ 떠오를 뻔한 KIA, 이 시기에 21실점 대패라니…‘대참사’ 후 홈 복귀, 결국 에이스 4일 휴식 승부수 띄…

[SPORTALKOREA] 한휘 기자= 지난해 겪은 역사에 남을 ‘대굴욕’만큼은 아니지만, 이 중요한 시기에 너무나도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KIA 타이거즈다.
KIA는 2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21로 크게 졌다. 이 패배로 KIA의 올 시즌 성적은 57승 4무 62패(승률 0.479)가 됐다. 5위 롯데 자이언츠(62승 6무 60패)와는 3경기 반 차다.

4회까지 1-0으로 앞섰으나 5회에 순식간에 모든 것이 무너졌다. 윤도현의 실책성 플레이 이후 문현빈의 희생플라이와 노시환의 스리런포(26호)가 터졌다. 이후 연이은 안타로 KIA는 5회에만 7점을 내줬고, 선발 투수 김도현은 이닝을 마치지 못했고, 구원 등판한 김기훈도 흔들렸다.
6회 초에 한 점을 따라갔으나 6회 말 한재승과 김태형이 연이어 무너지며 6점을 더 헌납했다. 7회에는 노시환이 솔로 홈런(27호)을 추가했다. 8회에 고졸 신인 이성원이 프로 첫 등판에 나섰으나 제구가 아예 잡히지 않으며 재차 무너졌다. 급히 올라온 이호민도 흔들렸다.
결국 KIA는 8회에도 7점이나 내줬다. ‘빅이닝’을 세 번이나 헌납한 KIA는 3월 26일 키움 히어로즈전 10-17 패배 당시 기록한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 기록을 갈아치우고 말았다.

물론 일찌감치 승기가 넘어간 후 신인 선수를 3명이나 투입해 기회를 준 영향도 있었다. 하지만 이런 점을 고려해도 21실점은 도를 넘었다는 평가다. 신인 3명을 빼더라도 김도현과 김기훈, 한재승 등 당장 마운드에 보탬이 돼야 할 선수들이 무너진 것은 타격이 크다.
일각에서는 이번 경기를 보고 지난해 ‘6-30 참사’를 연상하기까지 했다. KIA는 지난해 7월 31일 홈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KBO리그 사상 첫 30득점이라는 대기록을 헌납하며 6-30으로 졌다. 공교롭게도 당시 선발 투수도 김도현이었고, 이어 등판한 투수들도 죄다 와르르 무너졌다.

KIA의 마운드는 어느새 팀의 ‘아킬레스건’ 취급을 받고 있다. 전반기까지 팀 평균자책점 5위(4.25), 피OPS 4위(0.717)로 선방했지만, 후반기에는 불펜을 중심으로 투수진이 무너지며 팀 평균자책점이 5.71로 폭등했다. 10개 팀 가운데 가장 나쁘다.
이번 21실점을 배제하기 위해 8월로 범위를 좁혀도 별반 다르지 않다. 월간 평균자책점 5.17로 9위에 자리한다. 같은 기간 팀 OPS가 0.780으로 3위였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마운드가 KIA를 8위까지 끌어 내린 셈이다.
KIA는 악몽 같은 8월을 보냈다. 월간 10승 14패(승률 0.417)에 그쳐 10개 구단 중 9위에 그쳤다. 후반기 전체로 범위를 다시 넓히면 12승 1무 22패. 승률은 0.353으로 최하위다. 어느새 가을야구가 멀어져 간다.

참패 후 홈으로 돌아가는 KIA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오늘 열리는 SSG 랜더스와의 경기 선발 투수로 제임스 네일을 투입했다. 순서상 오늘 이의리, 내일 네일이 나올 것으로 보였으나 네일의 휴식을 4일로 끊고 바로 내보내는 것이다.
네일은 올 시즌 4일 휴식 후 출격한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1.78(25⅓이닝 5실점)로 호투했다. 지난해에도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2.31(23⅓이닝 6실점)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네일이 4일 쉬고 나온 경기에서 KIA는 8경기 6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성공 확률이 높은 승부수를 띄운 만큼, KIA는 이번 경기를 잡아내야만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만약 네일을 내보내고도 경기를 내주면 분위기는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것이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