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 계약” 김하성 포기한 탬파베이, ‘통산 2홈런’ 유격수 활약에 빈자리 못 느꼈다…시애틀 완파하고 쾌조의 4연승

[SPORTALKOREA] 한휘 기자=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을 웨이버 공시하며 결별을 택한 탬파베이 레이스는 공백을 느끼지 못하는 듯 연승을 질주했다.
탬파베이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탬파의 조지 M. 스타인브레너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 시리즈 첫 경기에서 10-2로 이기고 시즌 68승(69패)째를 올렸다.

경기 초반부터 타선이 시애틀 마운드를 두들긴 가운데, 방점을 찍은 한 방이 8회에 터졌다. 2사 1루에서 타석에 선 트리스탄 그레이가 3-2 풀카운트에서 좌완 타일러 소시도를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는 비거리 404피트(약 123.1m)의 큼지막한 투런 홈런을 쳐낸 것이다.
그레이의 시즌 2호 홈런으로 탬파베이는 10번째 득점을 완성하고 낙승을 거뒀다. 최근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원정 3연전을 ‘스윕’으로 마치고 끌어 올린 기세를 오늘도 이었다. 와일드카드 순위표에서는 3위 시애틀(73승 65패)에 4경기 반 차로 밀린 7위 자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 전 탬파베이는 충격적인 로스터 조정을 단행했다. 부상자 명단에 있던 투수 케빈 켈리와 유틸리티 야수 리치 팔라시오스를 등록하면서 팀 ‘최고 연봉자’ 김하성을 웨이버 공시처리한 것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2년 2,900만 달러(약 404억 원)에 탬파베이와 계약한 김하성은 올해 1,300만 달러(약 181억 원)의 연봉을 받는다. 올 시즌을 마치고 ‘옵트 아웃(선수가 계약을 중도 해지)’을 선언할 수 있었다.
탬파베이는 윌리엄스의 성장 시간을 벌고, 김하성은 ‘FA 재수’를 위해 몸값을 끌어올리는 ‘윈-윈’ 계약이 되리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김하성은 24경기 타율 0.214(84타수 18안타) 2홈런 5타점 6도루 OPS 0.612로 부진했다.

수비는 훌륭했으나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여기에 부상도 잦았다. 어깨 부상을 털고 돌아온 후 허리 통증으로 두 번이나 부상자 명단(IL)을 들락날락했다. 결국 옵트 아웃을 선언할 가능성도 매우 작아졌다.
이에 탬파베이는 내야진 교통 정리를 위해 김하성을 내보냈다. ‘특급 유망주’ 카슨 윌리엄스가 김하성의 부상을 틈타 콜업됐고, 이번에 복귀한 팔라시오스 외에도 수비력 하나는 출중한 테일러 월스가 돌아올 전망이다.
여기에 주니오르 카미네로, 브랜든 라우 등 3루와 2루 자원들도 건재하다. 라우가 1루수로 옮겨가기엔 올스타급 선수들인 얀디 디아스와 조너선 아란다의 존재가 발목을 잡는다. 결국 탬파베이는 김하성을 포기했고, 애틀랜타가 클레임을 걸며 이적했다.
김하성이 부진 끝에 이적하면서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비판적인 반응이 줄을 이었다. 스포츠 SNS 채널 SNS ‘핀스센트럴’을 운영하는 ‘제이크’는 “재앙적인 계약”이라며 “구단 역사상 가장 비싸게 데려온 야수가 시즌도 못 마치고 웨이버 공시됐다. 세상에나”라고 한탄했다.

공교롭게도 김하성이 팀을 떠난 당일 ‘백업 유격수’가 홈런을 터뜨리며 김하성의 입장만 더 초라해졌다. 1996년생인 그레이는 2023년 탬파베이에서 데뷔했으나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여러 팀을 떠돈 선수다. 그러다 올해 라우와 김하성 등이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며 급히 영입됐다.
이 경기 전까지 통산 30경기에 출전해 홈런은 단 2개였지만, 공교롭게도 김하성의 이적 직후 큰 홈런을 터뜨리며 유격수 공백은 없음을 천명했다. 올 시즌 성적은 14경기 타율 0.200(35타수 7안타) 2홈런 5타점 OPS 0.643이다. 표본이 적으나 김하성보다도 나은 성과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