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통증 재발→2년 공백’ 그럼에도 돌아왔다, 854일 만의 등판에서 승리까지…“다시 마운드에 설지도 의문이었는데”

[SPORTALKOREA] 한휘 기자= “그가 나가서 싸우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자랑스럽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투수 루이스 가르시아는 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다이킨 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LA 에인절스와의 홈 경기에 등판해 6이닝 3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했다.
3회까지는 완벽했다. 한 타자도 1루로 내보내지 않았다. 하지만 4회에 타순이 한 바퀴 돌자 흔들리기 시작햇다. 잭 네토에게 솔로포(25호)를 맞더니 1사 1루에서 조 아델에게 역전 투런 홈런(31호)까지 내준 것이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침착했다. 두 타자를 범타로 잡고 이닝을 마치더니 5회부터 다시 ‘완벽투’를 선보였다. 6회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한 것으로 8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간 뒤 임무를 마쳤다. 관중들은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타선도 4회 라몬 우리아스의 동점 적시타, 5회 카를로스 코레아의 역전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결국 휴스턴이 8-3으로 이기며 가르시아는 승리 투수가 됐다. 올 시즌 첫 승이다.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가르시아는 이날 등판 전까지 무려 2년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오랜 기간 부상에 신음하면서 MLB 커리어가 이대로 끝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를 사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가르시아는 2020년 데뷔했고, 이듬해 곧바로 선발 로테이션에 안착해 30경기(28선발) 11승 8패 평균자책점 3.48로 호투하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왕 투표 2위에 올랐다. 2022시즌에도 15승을 거두며 월드 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탰다.
그런데 시련이 시작됐다. 2023년 5월 2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첫 타자에게 안타를 맞더니 마운드를 내려갔다.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고, 끝내 수술대에 올랐다.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장기간 결장하게 됐다.

안타깝게도 이제 시작이었다. 재활을 진행한 가르시아는 2024년 6월 마이너 리그 재활 등판에 나섰으나 단 2경기 2⅓이닝만 던지고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등판을 중단했다. 결국 8월부터 기약 없는 회복 절차로 돌아갔다.
올해 스프링 트레이닝에 발맞춰 복귀를 타진했으나 팔꿈치 통증이 재발했다. 두 번이나 복귀가 불발되면서 어느새 가르시아는 2년 넘는 긴 시간 동안 MLB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
하지만 실패는 있어도 좌절은 없었다. 회복에 매진한 가르시아는 지난 7월부터 재활 등판을 재개했다. 구속이 잘 올라오지 않아 트리플A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더블A로 내려가는 등 부침도 있었다. 하지만 지난달 27일 트리플A에서 6이닝 75구를 소화하며 복귀에 청신호를 켰다.

결국 가르시아는 이번 에인절스전에서 무려 854일 만에 다시 빅리그 마운드에 섰다. 우려했던 대로 구속은 좋지 않았다. 수술 전 평균 구속이 시속 93~94마일(약 150~151km)이었는데, 이날 가르시아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시속 91.4마일(약 147km)에 불과했다.
하지만 특유의 다양한 투구 레퍼토리가 빛을 발했다. 커터와 스위퍼, 커브, 체인지업을 두루 던지며 에인절스 타선을 요리했고, 끝내 승리까지 따냈다. 이는 2023년 4월 26일 탬파베이 레이스전 이후 860일 만이다.

조 에스파다 휴스턴 감독은 “가르시아가 나가서 싸우고 웃는 모습만 봐도 자랑스럽다”라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강한 친구다. 이 이상 자랑스러울 수 없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경기 후 그를 꼭 안아 주며 ‘정말 쉽지 않은 일을 해냈다’라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가르시아에) 우려를 표했고,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지도 의문이었다”라며 “그는 해냈다. 자랑스럽다”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