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박찬호·류현진은 어디?’ 한국만 제자리걸음...대만 신예 덩카이웨이,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 5⅓이닝 2실점…

[SPORTALKOREA] 김지현 기자=대만 출신 투수 덩카이웨이(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시즌 2승을 적립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일본은 물론 대만 국적의 투수까지 데뷔 첫 승을 따내며 국제적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덩카이웨이는 2일(한국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5⅓이닝 9피안타 8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2승째(3패)를 거뒀다. 팀은 그의 호투를 앞세워 8-2로 승리했다.
이날 덩카이웨이는 시즌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특히 쿠어스필드는 고도가 높아 타구가 잘 뻗는 탓에 ‘투수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곳.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조차 지난 8월 쿠어스필드에서 4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러나 덩카이웨이는 이날 볼넷이 하나도 없었고 삼진은 9개나 잡았다. 피홈런도 없었다. 9안타를 내주긴 했지만 위기관리 능력을 뽐내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1회 삼자 범퇴로 순조롭게 시작했다. 2회 선두타자에 2루타, 에제키엘 토바의 좌전 안타로 1사 1, 3루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후속타자 2명을 연달아 삼진 처리하며 실점 없이 넘어갔다.
3회 1사 1, 2루에서는 시속 90마일(약 144.8km) 중반의 패스트볼과 스위퍼로 타자를 요리했다. 4회를 큰 위기 없이 넘긴 덩카이웨이는 5회 삼자 범퇴로 빠르게 이닝을 정리했다.

6회는 흔들렸다. 선두 타자 조던 벡에 시속 93.8마일(약 151.0km) 몸쪽 패스트볼을 던졌다. 타구는 그대로 중견수 이정후 글러브에 빨려 들어가는 직선타가 됐다. 이어 브렌튼 도일과 풀 카운트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토바에게 2루타까지 맞으며 1사 2,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덩카이웨이는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요엘 페게로와 교체됐다. 페게로는 첫 2구 연속 볼을 던지다 3구째 몸쪽 패스트볼을 통타당했다. 3루수 땅볼을 처리하는 사이 주자가 홈을 밟았다. 후속 타자에 2루타까지 내주며 추가 실점을 범했다. 2사 2루서 마지막 타자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어렵게 이닝을 끝냈다.
다행히 6회 헌납한 2점이 이날 콜로라도의 유일한 득점이 됐다.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7회 윌리 아다메스가 시즌 26호 홈런으로 쐐기포를 박으며 덩카이웨이 승리를 지켰다.
이번 승리로 덩카이웨이는 시즌 평균자책점을 직전 8.78에서 7.23으로 낮췄다.

덩카이웨이는 지난해 빅리그 무대에 데뷔해 지난달 10일 메이저리그 첫 승을 거뒀다. 이는 대만 출신 선수 중에서 2019년 왕웨이중에 이어 6년 만에 승리 투수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최근 메이저리그는 일본 투수들의 전성시대다. MLB 최강팀 다저스의 1선발이자 메이저리그 투수 역대 최고 계약을 맺은 야마모토 요시노부(다저스)를 필두로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는 컨텐딩 팀의 에이스 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류현진(한화 이글스) 이후 단 한 명도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년 450만 달러(약 63억 원)에 계약한 고우석(디트로이트 타이거스 트리플A)에게 큰 기대를 걸었으나 그는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며 아직 1군 로스터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또 빅리그 선발 투수는커녕 최근 '특급 유망주'로 불린 심준석이 3년 만에 마이너리그에서 방출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한국만 멈춰섰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