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발언!'…'잘리는 마당에 할말은 다 한다' 텐하흐, 레버쿠젠 향해 '공개 비판'→"내게 시간·신뢰 주지 않았어…

[SPORTALKOREA] 김경태 기자= 단 3경기 만에 경질당한 에릭 텐하흐 감독이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레버쿠젠은 1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레버쿠젠이 텐하흐 감독과 즉각 결별했다. 이번 결정은 구단 경영진의 권고에 따라 구단주 위원회가 승인한 것으로, 향후 팀 훈련은 당분간 코치진이 임시로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어 시몬 롤페스 단장은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누구도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몇 주간의 흐름을 통해 현재 체제로는 새로운 성공적인 팀을 구축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텐하흐 감독 경질 이유를 설명했다.

텐하흐 감독은 한때 유럽 차세대 명장으로 떠오르던 인물이다. 네덜란드 명문 AFC 아약스를 지도하며 에레디비시 3회, 네덜란드왕립축구협회(KNVB) 베이커 2회 우승 등을 이뤄냈으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도 4강에 진출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일약 스타덤에 오른 텐하흐 감독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가 유심히 지켜봤다. 올레 군나르 솔셰르 감독 경질 후 마땅한 정식 사령탑이 없던 구단은 결국 텐하흐 감독을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텐하흐 감독은 곧장 명가 재건을 이루는 듯했다.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3위에 안착하며 UCL 진출을 이끌었고, 카라바오컵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여기에 더해 구단까지 텐하흐 감독을 신임하고 선수 영입 전권을 맡겼다.

다만 2년 차로 접어들자, 맨유는 급격하게 가라앉기 시작했다. PL 8위, UCL 조별 탈락, 카라바오컵 16강 탈락까지. 직전 시즌의 성적과 비교하면 맨유의 하락세가 눈에 띄게 체감됐다.
다만 구단은 텐하흐 감독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 컵에서 우승했다는 것을 감안해 연임을 택했다. 이는 최악의 수였다. 텐하흐 감독은 전반기 14경기 가운데 단 4승 챙기는 데 그쳤고, 결국 지난해 10월 경질당했다.
이후 텐하흐 감독은 긴 무적생활이 시작됐다. 아약스 복귀설과 보루시아 도르트문트 부임설이 불거지기도 했으나, 구체적인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사비 알론소 감독을 레알 마드리드 CF로 떠나보낸 레버쿠젠이 흥미를 보였고, 끝내 텐하흐 감독은 7개월 만에 구직에 성공했다.
텐하흐 감독은 부임과 동시에 중요한 과제를 떠안았다. 플로리안 비르츠, 제레미 프림퐁, 요나탄 타 등 무패 우승의 핵심 전력들이 모조리 이적하게 됐다.
텐하흐 감독은 흔들리는 레버쿠젠의 중심을 잡지 못했다. 프리시즌부터 CR 플라멩구 U-20에 1-5 대패 하더니, 개막 후 공식전 3경기에서 오버리가 바덴뷔르템베르크 소속(5부 리그) SG 조넨호프 그로스아스파흐를 상대로 승리한 것이 전부였다.

또다시 텐하흐 감독은 성적 부진을 이유로 경질당하는 치욕을 맛보게 됐다. 이에 텐하흐 감독도 기분이 상했는지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텐하흐 감독은 매니지먼트 에이전시 SEG를 통해 "오늘 아침 레버쿠젠 보드진이 내게 휴직을 통보한 건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단 두 경기(분데스리가)만에 감독과 결별하는 건 전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여름 이적시장에서 주축 선수들이 대거 떠났다. 새로운 팀을 만들려면 시간과 신뢰가 필요하다. 감독에게는 철학을 심고, 전력을 정비하며, 팀의 색깔을 만들어갈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속해서 "나는 확신과 열정을 갖고 시작했지만, 구단은 내게 필요한 시간과 신뢰를 주지 않았다. 이는 상호 신뢰에 기반한 관계가 아니었다. 지금껏 신뢰를 보여준 구단들은 결국 성공으로 보답받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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