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 기대했는데 결국 '짐덩이' 됐다...키움 카디네스, 손가락 미세 골절→3주 소견 '사실상 시즌 아웃'

[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복덩이를 기대했지만, 결국 짐덩이가 되고 말았다. 키움 히어로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디네스가 다시 한번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키움 구단은 1일 "카디네스가 지난 8월 14일 SSG 랜더스전에서 주루 플레이 중 상대 송구에 왼쪽 새끼손가락을 맞은 뒤 통증이 지속돼 병원 검진을 받았다"고 알렸다.
이어 "검진 결과 새끼손가락 근위지절부위 미세 골절이 확인됐다"며 "약 3주간 휴식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와 엔트리에서 말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디네스는 예정대로 1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카디네스는 지난해 7월 10일 '카데나스'라는 등록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와 계약을 맺고 한국 무대를 밟았다. 데뷔 3경기 만에 2홈런을 기록하며 삼성의 거포 갈증 해결사가 되는 듯했던 그는 허리 부상에 발목이 잡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결국 단 7경기 만에 타율 0.333 2홈런 5타점 OPS 1.067의 기록을 남기고 삼성에서 방출된 카디네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가 놀랄만한 소식을 전했다. 지난해 11월 키움과 계약을 맺고 다시 KBO리그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것.

등록명을 '카데나스'에서 '카디네스'로 바꾸고 명예회복에 나선 그는 삼성과 개막 2연전서 홈런 포함 6안타 6타점을 몰아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3월 8경기서 타율 0.379(29타수 11안타) 3홈런 16타점 OPS 1.183의 폭발적인 타격감을 뽐낸 카디네스는 우려를 딛고 '복덩이'가 될 조짐을 보였다.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4월 초 출산 휴가를 받아 미국에 다녀온 뒤 카디네스의 방망이는 차갑게 식었다. 4월 타율 0.203(59타수 12안타) 1홈런 4타점, 5월에도 타율 0.218(101타수 22안타) 1홈런 5타점으로 극심한 부진이 이어졌다.
설상가상으로 부상 악재까지 겹쳤다. 오른쪽 팔꿈치 굴곡근건 손상 진단을 받은 그는 5월 31일 출전 이후 긴 공백기를 가졌다. 키움은 복귀까지 6주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은 카디네스를 대신해 스톤 개랫을 영입했다. 그러나 스톤은 22경기 타율 0.241(87타수 21안타) 2홈런 15타점 OPS 0.590에 그치며 키움 타선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부상을 털고 7월 22일 복귀한 카디네스는 월간 타율 0.167(36타수 6안타)에 그치며 제 모습을 찾지 못했다. 그나마 8월 들어 타율 0.316(95타수 30안타) 2홈런 14타점 OPS 0.795로 반등기미를 보였으나 또다시 부상이 그를 덮쳤다.
키움은 9월 30일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아직 4주 정도가 남았지만, 3주 진단을 받은 카디네스가 회복 후 경기 감각을 되찾고 1군 복귀를 노리기에는 빠듯한 시간이다. KBO리그서 명예회복을 꿈꿨던 카디네스는 '부상 악령'을 극복하지 못하고 이대로 시즌을 마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진=키움 히어로즈 제공